황령산 정상 전망대 일대 전경. 부산일보DB
법원이 부산 황령산 마하사 사찰림 수용을 취소하라고 잇따라 판단(부산일보 2월 24일 자 10면 보도)한 가운데, 부산 지역 시민단체들이 황령산 개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황령산 개발 백지화와 보전 녹지 지정 등을 공약으로 채택하라고 요구했다.
20일 황령산지키기범시민운동본부 등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가 거듭 위법성을 지적한 황령산 개발을 부산시가 강행하고 있다”며 “시는 기만적인 황령산 개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4일 부산지법이 황령산 마하사 사찰림 3만 4637㎡ 규모 수용 취소 판결을 내린 점을 근거로 들었다. 토지 수용은 공익사업을 위해 국가나 지자체가 개인·단체의 땅을 강제로 사들이는 절차를 뜻한다.
법원이 황령산 마하사 사찰림 수용을 취소하라고 잇따라 판단한 가운데, 부산 지역 시민단체들이 황령산 개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재량 기자 ryang@
앞서 지난 2월에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이하 위원회)의 마하사 사찰림 5개 필지 4900㎡에 대한 수용 재결 취소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수용 재결은 위원회가 수용 여부와 보상금 등을 결정하는 단계로,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이 토지는 전통사찰보존구역에 속하는데, 이를 수용하려면 문체부 장관 동의가 필요하다. 재판부는 수용 과정에서 문체부 동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부산시가 황령산 봉수전망대와 케이블카 사업 절차를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시는 케이블카가 공중으로 지나가니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시민을 우롱하고 있다”며 “오는 10월 봉수전망대 착공을 공표한 것은 남은 환경영향평가와 실시계획인가 절차를 요식 행위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이 황령산 마하사 사찰림 수용을 취소하라고 잇따라 판단한 가운데, 부산 지역 시민단체들이 황령산 개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재량 기자 ryang@
이들은 6·3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도 공개 요구안을 냈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에게는 오는 10월로 예정된 봉수전망대와 케이블카 착공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에게는 황령산 유원지 재정비 사업 반대 입장과 황령산 보전 녹지 전환을 공약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령산 주변 4개 구청장 후보와 시의원 후보들에게도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황령산지키기범시민운동본부 관계자는 “고등법원과 대법원에 이어 지방법원까지 시의 황령산 개발 행정에 제동을 걸었다”며 “더 이상의 갈등을 막기 위해서는 황령산을 개발 유원지가 아닌 보전 녹지로 전환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