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 잔류 제로·집적과 집중' 산은 부산 이전이 정답

입력 : 2026-08-25 0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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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세운 공공기관 이전 원칙
논리적으로 지키려면 답은 하나 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수도권에 밀집한 공공기관의 2차 지방 이전을 눈앞에 두고 또 다시 한국산업은행의 부산행 관련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그동안의 논란이 산업은행의 부산행에 대한 현 정부의 부정적인 인식 표명에서 불거졌다면 이번에는 정부가 내세운 원칙이 논란을 불렀다는 점에서 이전 논란과는 궤를 달리한다. 특히 이번 논란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산업은행의 이전을 2차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해 포괄 처리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뒤 나온 것이어서 향후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역에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등 타 지역 정책에서 돋보인 정부의 의지가 ‘금융중심지 부산’ 앞에서만 선택적으로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돈다.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김윤덕 장관은 최근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한 확고한 원칙 두 개를 천명했다. 첫 번째 원칙으로는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서울 잔류 기관을 사실상 제로화하겠다는 방침이 꼽혔다. 두 번째 원칙은 공공기관 이전을 1차 때처럼 나눠주기식으로 하지 않고 집적과 집중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부산지역에서는 산업은행 이전과 관련해서는 해당 원칙이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대로 산업은행이 서울에 잔류한다면 첫 번째 원칙부터 어그러지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첫 번째 원칙에 따라 산업은행이 서울에 잔류하지 않게 된다고 하더라도 두 번째 원칙이 지켜질 수 있으려면 다시 부산행이 거론되지 않을 수가 없다. 제2의 금융중심지인 부산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산업은행의 이전이 추진될 경우 집적과 집중의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한 국내 대표 금융 공공기관들이 이전해 있는 부산을 제외하고 산업은행의 이전이 논의된다면 정부는 산업은행이 다른 지역으로는 이전할 수 있지만 부산만은 안 되는 ‘특별한’ 이유를 설명해야 할 터이다. 아울러 산업은행 대신 여권이 부산에 설립하려는 동남권투자공사만으로 집적과 집중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할 수 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국토부가 밝힌 이전 관련 원칙은 1차 이전의 시행착오에서 나온 것이라 믿는다. 이전 방향성에 대한 논의는 그간 숱하게 제기돼 왔으나 정부 차원에서 원칙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 강력한 의지가 돋보인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의지의 실질적인 발현이다. 논리적으로 정부 의지를 따라가다 보면 산업은행의 이전 여부와 이전 지역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오기 어렵다. 그럼에도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대해 정부와 여권에서 다른 얘기들이 다시 나온다면 논리로 해명하지 못할 억지가 끼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미 타 지역에선 속도전에 이어 전격전까지 거론되는 장면을 목격했기에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