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회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후보직에서 낙마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6개 부처에 대한 개각 발표 후 20일 만이며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두 번째로 발생한 낙마 사태인 셈이다. 김 후보자는 브로커의 부탁을 받고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청탁했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특히 국회의원 시절 이재명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의 공소취소를 주장한 전력 때문에 이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지명됐다는 지적도 거셌다. 애초부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였다.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큰 후보자가 뒤늦게라도 사퇴한 것은 사필귀정 측면에서 너무도 당연하다.
김 후보자가 사퇴한 시점은 이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 다음날인 19일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저의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도 당초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기자회견에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자진 사퇴 형식이었지만 사실상 청와대의 의중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간 여당의 김 후보자 비호는 너무도 비상식적이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잘 된 인사”라고 밝혔다. 이어 여당은 17일 기습상정으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강행했다.
김 후보자가 낙마했지만 문제는 남아있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지명한 당초 이유와 여당의 김 후보자 사수 총력전 배후에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의도가 깔려있었느냐는 것이다. 민주당 공소취소 의원 모임 공동대표 출신인 김 후보자가 지명되자 국민의힘 등은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목적의 인사라며 낙마 0순위로 지목했다. 청와대와 여당도 당초부터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취소를 염두에 뒀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18일 “조작기소 특검의 권한 중 기존 기소 사건에 관한 조항을 삭제하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지만 의혹이 말끔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의혹 투성이 후보를 무리하게 지명했다가 낙마하는 사태 때문에 당장 국민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공소청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모두 공석인 상태에서 10월 2일 첫 출범한다. 불안정한 지휘 체계에 따른 각종 부작용 우려까지 제기된다. 새 후보자를 지명하더라도 청문회 등을 감안하면 출범 이후 취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당이 공소취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 이런 사태는 재발할 수 있다. 이번 낙마와 이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여당 등은 조작기소 특검법의 진상 규명 기능을 살리면서도 악용될 여지는 철저하게 차단할 수 있는 정밀한 후속 대책을 하루빨리 이행하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