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한국인 남편과 베트남인 아내의 이혼 소송 판결문을 이해하기 쉽게 일상어로 작성해 눈길을 끈다.
경남 창원지방법원 가사1부(부장판사 서아람)는 지난 17일 부부 사이인 40대 A 씨와 40대 B 씨의 이혼 청구를 인용하고 위자료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서로 상대의 책임으로 결혼 생활이 파탄 났다며 각각 이혼·위자료를 청구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어느 한 쪽이 파탄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단정하기가 부족하다”고 봤다. 부부 사이에 대화와 소통으로 갈등을 극복하려는 노력 없이 서로 비난하며 대립한 둘 모두에게 파탄의 책임이 대등하게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베트남 출신인 B 씨가 판결과 이혼 신고 등 남은 절차를 쉽게 이해하도록 일상어와 베트남어 번역을 기재한 ‘이지 리드’(Easy-read, 읽기 쉬운) 방식으로 판결문을 작성했다.
쉽게 쓰인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위자료는 마음을 아프게 한 값으로 주는 돈”이라거나 “부부는 함께 살면서 다툴 수 있습니다”, “원고와 피고는 다툼을 풀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혼이 깨진 책임은 두 사람 모두에게 있습니다” 같은 문장을 사용했다. 삽화(사진)도 넣어 이해를 도왔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사법 접근 및 사법 지원에 관한 예규’는 재판 절차 당사자가 판결의 내용을 이해하도록 필요한 때에는 재판장이 이해하기 쉬운 판결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창원지방법원 관계자는 “이지 리드 방식으로 판시 내용 요약을 추가로 기재해 외국인 당사자의 알권리와 사법 접근성을 높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