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이현중이 3점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 농구가 숙적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을 탈환했다. 홈팀 일본 관중들의 압도적인 응원을 이겨내고 접전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니콜라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일본을 67-57로 꺾었다. 한국은 이날 숙적 일본을 상대로 12년 만에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다.
경기는 1쿼터부터 팽팽하게 진행됐다. 이정현의 선취 득점으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한 한국은 이현중이 경기 2분여 만에 첫 3점포를 가동하며 11-5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일본이 카네타카의 연속 득점으로 12-12 동점을 만들었고 12-16으로 뒤진 채 1쿼터를 마쳤다.
2쿼터 한 때 7점까지 뒤진 한국은 한국 프로 농구 MVP 이정현을 앞세워 맹추격했다. 이정현이 돌파로 일본의 골밑을 연이어 공략하며 2쿼터 종료 5분 가량을 앞두고 24-22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일본은 카네타카의 공격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28-28로 전반을 마쳤다. 전반에만 4차례 동점이 만들어진 접전이었다. 한국은 전반에만 11개의 3점슛을 시도했는데 3번 성공에 그쳤고 리바운드에서도 24-30으로 밀렸지만 이정현의 활약으로 균형을 맞췄다.
3쿼터 한국이 힘을 냈다. 전반 내내 5득점으로 묶여 있던 에이스 이현중이 깨어났다. 스틸에 이은 레이업 슛과 3점슛 3방 등으로 14점을 몰아치며 공격을 이끌었다. 이현중의 연속 3점슛이 터지자 일방적인 응원을 펼치던 일본 관중석도 찬물을 끼얹은 듯 침묵에 빠졌다. 이현중은 3쿼터 한국 득점 27득점 중 절반 가량인 13점을 책임졌다.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이정현이 3점슛을 성공시키고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격이 살아나자 수비도 살아났다. 2쿼터 5분 만에 5점 차 리드를 잡은 한국은 예선전에서 일본의 귀화 센터 커크를 완벽하게 묶었던 장재석이 커크의 슛을 블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전반 공격을 이끌었던 이정현도 3점포로 힘을 보태며 3쿼터 2분을 남기고 한국은 8점 차로 점수를 벌렸고 47-55로 3쿼터를 마쳤다.
4쿼터도 이현중의 독무대였다. 4쿼터 시작과 함께 코너에서 수비를 달고 그대로 3점슛을 꽂아 넣은 이현중은 훅슛까지 곁들이며 맹활약했다. 이정현도 상대 가드진을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일본은 카네츠카 렌의 3점슛을 앞세워 추격하며 경기 종료 1분 30초을 남겨 두고 9점까지 좁혔지만 한국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승리가 확실시되자 일본을 찾은 한국 관중들은 큰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연호하기도 했다.
이현중은 이날 3점슛 5개를 포함해 27점 17리바운드 ‘더블 더블’로 금메달을 이끌었고 이정현도 14점 7어시스트로 공격을 이끌었다.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동메달을 획득했던 한국은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대회에는 8강 탈락하고 역대 최저 순위인 7위에 그쳐 아시안게임에서 내리막을 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 마줄스 감독의 지휘 속에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우려를 낳았으나 아시안게임 들어서는 한층 안정적인 전력으로 연승 행진을 달리며 대회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