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국회 통과…산안법은 野 반대 속 처리

입력 : 2026-10-01 16: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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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본회의서 민생법안 60여 건 처리
응급의료기관 지정·면책 규정 신설
산재 사망 3명 이상 기업 과징금 5%

1일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정기회) 10차 전체 회의에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표결을 통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정기회) 10차 전체 회의에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표결을 통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해소를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안과 중대 산업재해 기업에 과징금을 물리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 60여 건을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과도한 과징금이 제2의 노란봉투법이 될 수 있다며 산안법 개정안에 당론으로 반대했지만 법안은 여당 주도로 통과됐다.

국회는 1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국민연금법·기초연금법·장애인연금법·게임산업법·영화비디오법 등 민생법안 60여 건과 국정감사 대상기관 승인의 건 등을 처리했다.

이날 통과된 응급의료법 개정안은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할 적정한 응급의료기관이 신속하게 정해지지 않을 경우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수용 의료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에는 구급차 운용자가 환자 상태와 지역 이송체계를 종합 고려해 이송하도록만 규정돼 있었다. 개정안은 응급의료기관이 환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 고지하도록 하고, 응급의료를 거부·기피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시설·장비·인력 중 어느 하나가 모두 운용 중이어서 추가 응급처치가 불가능한 경우 등으로 구체화했다. 또 중증응급환자를 수용한 병원의 응급의료종사자가 생명의 위험이나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 긴급히 제공한 응급의료로 환자가 사상에 이른 경우, 해당 의료행위가 불가피했고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도록 했다.

산안법 개정안은 연간 3명 이상의 산업재해 사망자가 발생한 기업에 영업이익의 최대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대재해가 반복 발생하는 사업장에 대한 등록말소 근거도 신설했다. 과징금이 너무 과도하다며 법안에 반대한 국민의힘은 당초 필리버스터를 검토했지만 반대토론으로 대신하기로 했고, 법안은 재석 219명 중 찬성 161명, 반대 52명, 기권 6명으로 여권 주도로 통과됐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서 (벌금을) 50억원 정도로 캡(상한)을 씌우자는 대체 법안을 냈음에도 이 법안은 상정 안 하고 일방적으로 민주당 법안으로 (본회의에) 상정했기 때문에 당론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산안법 개정안은 제2의 노란봉투법이 될 수 있다”며 “기업이 지금도 성장하기 어려운 여건인데, 기업한테 계속 부담을 주는 법안이라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토론에 나선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은 “국내 시공 능력 2위인 모 건설사는 2022년부터 발생한 중대재해로 당장 등록말소 대상”이라며 “이 회사가 간판을 내리고 문을 닫는다면 당장 땀 흘려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현장 노동자 수만명은 어디로 가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하는 두 반도체 회사의 예상 영업이익은 각각 350조원과 25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두 사업장에 개정안을 적용하면 과징금 규모만 30조 원이 넘는다. 과연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강조했다.

여야 이견이 컸던 도시정비법 개정안은 처리가 미뤄졌다. 공공 재개발 사업자에 법적 상한 용적률의 1.3배까지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로, 국민의힘은 민간 재개발·재건축에도 같은 인센티브를 적용하자고 요구해 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