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영화제 로고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동영 인턴기자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지역 특화 콘텐츠로서의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BIFF 연계사업은 부족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영화제와 결합한 관광 상품을 확대해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를 BIFF의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BIFF에 따르면 영화제 외국인 관객은 2023년 5223명에서 2024년 6611명, 지난해 1만 2743명으로 늘었다. 전체 예매 관객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7%에서 4.6%, 7.9%로 꾸준히 상승했다.
영화제 기간 부산 주요 호텔의 외국인 숙박 예약 등도 크게 늘었다. 시그니엘 부산에 따르면 올해 영화제 기간인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외국인 투숙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 증가했다. 웨스틴조선 부산과 그랜드조선 부산의 영화제 기간 평균 객실 예약률도 모두 90%를 넘었다. 롯데호텔 부산도 같은 기간 외국인 투숙 예약이 지난해보다 1500건 이상 증가했다.
반면, 300만 명을 넘어선 부산 전체 외국인 관광객 규모와 비교하면, 1만 명 안팎인 영화제 외국인 관객 수는 여전히 적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BIFF와 관광 관련 기관들도 외국인 관객 유치를 위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관광공사는 페스티벌 시월 부산통합거점(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BIFF존을 운영하고, BIFF광장에서 키링을 나눠주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등을 통해 영화제를 알리고 있다. 다만, 비짓부산패스나 숙박·교통과 영화제 관람을 결합한 상품 등 외국인이 BIFF를 목적으로 부산 여행을 계획하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을 방문했다 BIFF를 찾은 40대 영국인 엠마 콜린스 씨는 “영화제 티켓과 부산 투어 프로그램을 함께 예약할 수 있는 상품이 있다면 이용하고 싶었는데 찾지 못했다”며 “보고 싶은 영화는 온라인 예매가 이미 매진돼 아쉬웠다”고 말했다.
30대 미국 관객 매디슨 리 씨는 “영화를 관람하지 않더라도 영화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나 체험 행사가 많으면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올 것 같다”고 말했다.
캐나다 관객 매튜 윌슨 씨는 “하루에 영화를 여러 편 보려고 하니 중간에 시간이 남을 때가 있는데, 이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좋겠다”며 “GV(관객과의 대화)를 보러 갔지만 영어 통역이 없어 아쉽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보 방식에 대해서도 BIFF처럼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축제는 특성에 맞는 별도의 관광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는 현재 BIFF와 ‘페스티벌 시월’의 다른 행사를 함께 홍보하고 있는데, 부산을 대표하는 행사인 BIFF를 관광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영산대 오창호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BIFF의 국제적 인지도와 특성을 살린 맞춤형 관광 마케팅으로 외국인들이 영화제를 보기 위해 부산을 찾을 동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코레일과 협력해 교통편과 영화제 관람을 연계하는 마케팅 등 다양한 관광객 유치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IFF 관계자는 “지금까지 BIFF를 관광 상품화하려는 시도는 크게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부터는 부산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에 발맞춰 동네방네비프·커뮤니티비프 기획 단계에서부터 한국관광공사·부산관광공사 자문을 받아 외국인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를 적극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