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도시철도 1호선에 투입될 수소트램 모형.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도시철도(트램) 1호선 차량기지를 당초 계획했던 태화강역 광장에서 다른 부지로 이전한다. 태화강역에 그대로 지으면 지하 고압가스관 이설과 연약지반 보강 문제로 공기가 2년 이상 밀리고 공사비도 300억 원 넘게 늘어난다는 진단이 나와서다.
울산시는 19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램 1호선 차량기지를 태화강역 광장이 아닌 1호선 노선상의 다른 부지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트램을 세워 두고 점검·세척·충전하는 시설인 차량기지는 당초 태화강역 광장 2만 3595㎡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었다. 울산시는 383억 원을 들여 종합관리동과 검수고, 세척고, 수소충전소, 변전실 등을 짓기로 했다. 광장 앞 산업로에 이미 수소 배관이 매설돼 있고, 평지인 시유지여서 토지 보상 없이 계약 즉시 착공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입지 선정에 유리한 요소로 고려됐다.
그러나 설계와 시공을 맡은 한신공영이 지장물과 지반을 조사한 결과 예상치 못한 문제가 드러났다. 부지 지하를 관통하는 한국가스공사의 고압 천연가스 배관(지름 762mm, 길이 357m)을 옮기는 데만 24개월이 걸리고, 이설 비용 58억 원도 발주처인 울산시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부지가 매립토사와 점성토, 퇴적층이 섞인 연약지반이어서 건물과 트램의 하중을 견디려면 24개월가량 지반을 개량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 때문에 배관 이설과 지반 개량, 차량기지 공사에 각각 24개월씩 최소 72개월(6년)이 걸려 계약상 공사기간(45개월)보다 27개월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사비도 배관 이설비와 물가 상승분·간접비(242억 원)를 더해 3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당초 설치비(383억 원)의 78%에 이르는 규모다.
결국 울산시는 공사기간 안에 완공할 수 있는 노선 내 대체부지를 찾아 사업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 다만 수소충전소는 기존 배관을 활용하기 위해 계획대로 태화강역 광장에 남긴다. 새 부지의 토지 보상은 울산시가 맡고, 설계와 시공은 사업자가 진행한다. 시유지여서 들지 않던 토지 보상비가 새로 생기는 셈이다.
착공 이후 사업자의 설계 단계에서야 부지 문제가 확인되면서 울산시의 사전 검증이 부실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민 불편을 줄이려면 대체부지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최적지를 선정해 다시 알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 도시철도 1호선은 3814억 원을 들여 2029년까지 태화강역~신복교차로 10.85km에 정거장 15곳을 짓고 수소전기트램을 운행하는 사업이다. 지난 7월 취임한 김상욱 시장은 사업비와 운영 적자 우려 등을 이유로 사업 중단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나, 계약 해지에 따른 법적·재정적 부담이 커 공사는 계속되고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