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 사고 많은데… 정작 바람 불면 못 뜨는 해경 드론

입력 : 2026-10-19 18: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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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문금주 의원 국감서 문제 제기
해경, 25kg 이하 소형 기종만 보유
예인선 침몰 사고 때 수색 작업 불발
풍량주의보 발효로 9일간 운용 못 해
악천후·장시간·장거리 수색에 한계
실질적 대처 위해 중형 드론 도입해야

지난달 6일 부산 오륙도 인근 해상에서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자 해군 함정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달 6일 부산 오륙도 인근 해상에서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자 해군 함정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달 부산 오륙도 앞바다에서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 침몰 사고 당시 해양경찰이 보유한 드론들이 9일 동안 수색·구조 작업에 투입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이 보유한 드론은 모두 소형 기종이라 풍랑주의보 등 기상 조건이 열악할 때 띄우질 못해 본연의 역할인 수색이나 탐지 업무에 무용지물이 된다는 지적이다. 해상 사고는 주로 악천후일 때 발생하기에 해경의 수색 능력 강화를 위해 중형 드론 등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문금주(전남광주 고흥·보성·장흥·강진군) 의원은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해양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드론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문 의원은 하만식 해양경찰청장을 상대로 “소형 드론은 악천후에 발생하는 해양 사고에서 사용하지 못한다는 고질적 한계가 있다”며 “당장 지난 9월 2일 부산 예인선 사고에서도 풍랑주의보 발효 때문에 활용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과 해경에 따르면 지난달 2일 티엔에스캐처호 침몰 이후인 3~11일 해경 수색에 드론은 동원되지 않았다. 장기간 풍향주의보 발효로 소형 무인기 운용이 제한됐다는 게 해경 측 설명이다. 티엔에스캐처호는 오륙도 동쪽 9km 해상에서 컨테이너선을 예인하던 중 침몰했다. 선원 8명 중 1명이 구조됐으나 2명은 숨졌고, 한국인 4명과 인도네시아인 1명 등 5명은 실종 상태다.

미국 해양경비대가 운용하는 중형 드론으로 임무 반경이 130~180km에 이른다. 문금주 의원실 제공 미국 해양경비대가 운용하는 중형 드론으로 임무 반경이 130~180km에 이른다. 문금주 의원실 제공

해경은 드론 보유 대수를 꾸준히 늘렸지만, 모두 25kg 이하 소형 기종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형 드론은 최대 풍속 10m/s 이내일 때만 운용하는 한계가 있다. 해경 드론이 2021년 38대에서 올해 8월 61대까지 증가했지만, 눈이나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게 불면 무용지물이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순간 돌풍으로 조종이 불가능해지면 드론이 바다에 추락할 수 있어 풍속이 8m/s를 넘어서면 운용을 신중하게 결정한다”며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지 않아도 순간 강한 돌풍이 불 수 있어 단순히 특보 유무만으로 투입 여부를 결정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소형 드론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을 포함한 광범위한 해역에서 불법 조업 등을 감시하기도 어렵다. 임무 반경이 약 20km에 불과한 데다 비행시간은 60~90분 수준이기 때문이다. 장시간·장거리 수색 임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해상 사고는 악천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실질적 대처 능력을 높이려면 성능 중심으로 드론 전력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 의원은 미국 해안경비대(USCG)가 운영하는 중형 무인기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문 의원실 관계자는 “중형 드론은 미국 V-BAT 기준 풍속 13m/s를 초과하는 풍랑주의보에 근접한 환경과 비가 내릴 때도 운용이 가능하다”며 “배 위에서 자동으로 이착륙하는 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무 반경이 130~180km에 이르고, 비행시간은 13시간 수준”이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풍랑주의보 발효로 수색·구조가 절실한 순간 드론을 띄우지 못한다면, 현장 대응 장비로서 실효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단순히 대수를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임무별 장비를 차별화하고, 해상 환경에서 실증 평가를 도입해 해경 현장 대응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선 현장에선 상대적으로 바람이 세게 불 때도 중형 드론이 수색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중형 드론은 바람에 견디는 능력과 운용 시간이 좋아 수색에 도움이 되긴 한다”고 반응했다. 그러면서 “드론 수색은 함정이 접근하기 어려운 저수심 해역이나 갯바위 주변을 상공에서 살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고도 100m 안팎에서 해상을 내려다보면 함정에서 망원경으로 수색할 때보다 넓은 범위를 확인할 수 있고,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해상 표류물 등을 확대해 확인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소형 드론에 대한 이 같은 지적에 공감한다며 중형급 이상 드론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만식 해경청장은 “소형 드론이다 보니 악천후나 장거리 임무 수행에 제한이 많은 게 맞다”며 “앞으로 중형 드론, (소형 드론보다) 크고 항속 거리가 더 긴 드론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