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무회의 ‘중수청장 배석 불가’ 주장은 억지”… 경찰 ‘고강도 개혁’ 재차 주문

입력 : 2026-10-21 17:18:13 수정 : 2026-10-21 1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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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21일 비판 정면으로 반박
‘위헌적 억지’라며 배석 의지 드러내
경찰의 날 기념식선 “신뢰 되찾아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이 20일 서울 중구 중수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이 20일 서울 중구 중수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장과 공소청장을 국무회의에 배석시킨 데 대한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국무회의 배석 불가는 ‘위헌적 억지’라며 대통령 행정감독권과 정부 구조를 부정한다고 결론 내린 인공지능(AI) 답변을 공유했다. 같은 날 ‘경찰의 날’ 기념식을 찾은 이 대통령은 권한과 역할이 커진 경찰을 향해 수사를 독립적으로 점검할 장치 확보를 요청하는 등 고강도 개혁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중수장과 공소청장 국무회의 배석에 대한 생성형 AI ‘제미나이’ 답변을 공유했다. 해당 답변에는 중수청장 등 국무회의 배석 비판에 대해 ‘정부조직법 제11조를 부정하는 것으로, 공소청장·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 불가론은 위헌적 억지’라며 ‘정부조직법이 규정한 대통령 행정감독권과 정부 통솔 구조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궤변’이란 내용이 포함됐다.

제미나이는 정부조직법에 따라 대통령은 모든 중앙행정기관 장을 지휘·감독하고, 국무총리가 지정하는 중요 행정기관장은 국무회의에 배석해 소관 사무에 대해 발언할 수 있다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별도로 글을 올려 “산림청장, 소방청장, 해양경찰청장 등 모든 청장이 회의에 참석해 논의를 한다”며 “중수청과 공소청도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 지휘를 받는 청장의 하나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장관들에게 구체적 인허가 지시도 하지 않는 것처럼 구체적 사건 수사 지휘는 하지 않을 테니 걱정 않으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이 2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이 2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야권 등에선 김지용 중수청장이 전날 국무회의에 참석한 점을 두고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21일 논평에서도 “‘성역 없는 수사’를 외치더니 정작 임명장 잉크도 마르기 전에 수사 수장부터 국무회의에 불러 앉혔다”며 “이재명 정권이 수사 독립을 흔들고 수사기관을 꼭두각시로 만들려는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바람직한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본·영국·프랑스는 수사 기관장이 아닌 관할 장관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수사 기관장이 직접 참석하는 나라는 중국 정도”라고 지적했다. 조용술 대변인은 “정치적 중립이 흔들릴 수 있단 우려에 AI 답변을 반박 명분으로 삼는 게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 모습이라고 하기엔 깃털처럼 가벼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중수청장을 국무회의에 배석시키려고 해도 김 청장은 그 자리에 안 갔어야 했다”며 “중수청 미래는 ‘특정범죄 하명수사청’, 줄여서 ‘하수청’에 다름없다”고 비꼬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국무회의 참석을 정례화하는 것에 대해선 우려를 표명했다. 참여연대 측은 ‘대통령-행정안전부 장관-중수청장’으로 이어지는 지시 구조를 무시한 채 대통령이 중수청장에게 지속해 지시를 내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인사 등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데 매주 대면하면 압력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중수청 등에 대한 우려를 고려한 듯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경찰을 향해 고강도 개혁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경찰청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 냉정하게 돌아보고, 잘못된 관행과 제도는 과감하게 바로잡는 개혁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수의 일탈과 부족한 대응이 전체 조직의 신뢰와 평판을 깎아내릴 수 있음을 늘 경계해달라”며 “경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국민 불안이 커진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소청·중수청 등 관계 기관과 협력으로 수사 공백을 막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외부의 부당한 간섭은 막되 수사 과정과 결과는 엄격히 점검해야 한다”며 국가경찰위원회 권한 강화, 경찰 수사를 독립적으로 점검할 장치 확보 등을 언급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