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압수한 사기 조직의 외제차. 부산경찰청 제공
주식 투자리딩 사기로 가로챈 돈으로 고가의 외제차를 구매한 뒤 수출해 범죄수익을 세탁하려 한 외국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카자흐스탄 국적 20대 남성 A 씨 등 외국인 6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5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6월께 주식 투자리딩 사기 피해금으로 외제차 6대를 구매한 뒤 카자흐스탄으로 수출해 자금세탁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투자사기 조직은 가짜 증권회사 사이트를 개설하고, 종목 추천을 받으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 7명에게서 모두 3억 6000여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일당은 사기 조직으로부터 범죄수익을 넘겨받아 외제차를 구매한 뒤 차량 수출대금으로 위장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하고, 수익을 나눠 갖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던 중 외국인이 운영하는 차량 수출업체로 돈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했다. 이후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벌여 범죄수익이 외제차 구매에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인천본부세관과 공조해 차량 6대의 수출통관 중단과 소재 파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지난 9월과 10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1대, BMW 2대, 토요타 캠리 1대 등 외제차 4대를 압수했다. 이들 차량의 구매 대금은 모두 3억 880만 원이다.
검거된 일당은 카자흐스탄 국적 3명과 리비아 국적 3명으로, 관리책과 모집책, 중고차 계약책, 송금책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경찰은 이들 중 5명은 구속했고, 리비아 국적 30대 여성 1명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미 해외로 수출된 차량과 자금세탁 관련자에 대한 정보를 카자흐스탄 수사당국에 제공하고 국제 공조수사를 진행 중이다. 추가 공범과 여죄도 수사하는 한편, 압수 차량 4대는 공소청에 넘겨 공매 절차를 거쳐 피해자들에게 피해금이 반환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튜브 쇼츠와 SNS 등을 통해 투자자를 유인하는 사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금융기관을 사칭한 투자 권유에 주의하고 피해가 의심되면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