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농어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농어민 반발에 부딪힌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대해 올해는 신청을 안 하더라도 피할 순 없는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농지 전수조사 추진은 정부 정책 의지와는 무관하게 오해가 있다며 불의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농어민과의 대화, 대통령이 직접 농어민 의견을 경청하겠습니다’는 제목의 간담회에서 “많은 분이 걱정하시는 CPTPP는 연내 가입 신청을 하지 않고, 여러분과 충분히 소통해서 방향을 정하도록 지시해 뒀다”고 했다. 그러면서 “농지 전수조사를 두고 오해나 우려가 있는 것도 알고 있다”며 “쉽지 않은 과제들인데 농업·어업 등이 피해를 입지 않고, 위축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CPTPP에 대해 “국가 전체를 위해서는 안 할 수 없다”며 "대신 추진을 하게 된다면 어떤 보완 조치를 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내 가입 신청은 하지 않아도 정부가 사실상 장기적 관점에서 CPTPP 가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뜻을 드러낸 셈이다. CPTPP는 일본·영국·캐나다·호주·멕시코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무역협정으로 정부는 수출 대기업을 위해 농어촌을 희생시킨다는 반발에 직면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세계가 무역 자유화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보호를 위해 그 흐름에서 이탈한다면, 통상 무역 국가로서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 바람직한 결정일지 등이 정부의 걱정”이라며 “장래와 전체를 보고 대국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농어민을 위한 각종 보완 정책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농가에 대한 직접 지원액을 늘려야 한다”며 “농어촌 기본소득도 그 방법의 하나”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공익직불금을 상향하는 것 역시 정부의 명확한 과제”라며 “체계적으로 준비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직접 지원에 대해) ‘퍼주기’ 등 정치적 논쟁이나 저항이 꽤 많다”고 언급하면서도 이러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CPTPP 가입에 따라 혜택을 보는 수출업계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청와대는 이날 대통령이 농어민 단체와 간담회를 가진 건 2018년 이후 8년 만이라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