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인력·예산 전국 최하위

입력 : 2026-10-29 18: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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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직업 훈련 공백 우려

필요 종사자 248명, 115명 부족
훈련교사 1명이 12명 이상 관리
장애인 시설 이탈 등 안전도 구멍
운영비 지원 기준도 현실화 절실

부산의 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훈련생들이 직업 교육을 받고 있다. 부산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부산의 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훈련생들이 직업 교육을 받고 있다. 부산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부산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인력 배치와 예산 지원 규모가 전국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났다.

부산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법정 기준보다 적은 자체 인건비 지원과 필요 종사자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이 때문에 장애인 직업훈련은 물론 안전관리에도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10월 30일 장애인직업재활의 날을 맞아 현장에서는 환경 개선 요구가 높다.

29일 부산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에 따르면 부산 지역 장애인직업재활시설 46곳의 필요 종사자 363명 중 현재 배치된 인력은 248명(68.3%)으로 115명(31.7%)이 부족하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일반적인 작업 환경에서 일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직업훈련과 근로 기회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직업적응훈련시설, 보호작업장, 근로사업장 등 세 종류로 나뉜다. 필요 종사자는 직업훈련교사 등으로, 현재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른 직업훈련교사 법정 배치기준은 장애인 8명당 1명이다. 그러나 시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보조금 지원에 관한 자체 기준에 따라 12명당 1명분의 인건비만 지원하도록 정하고 있다. 인천·대전·울산·경기 등은 8명당 1명 기준을 적용한다.

법정 배치기준은 시설이 준수해야 하는 의무 규정이나 시는 예산 부족으로 해당 인력의 인건비를 모두 지원하기 어려워 별도 지원기준을 마련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직업훈련교사 1명당 장애인 12명을 넘어서는 인원을 관리하고 있다. 직업 재활이 필요한 장애인의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적정 인원보다 부족한 인력으로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니 안전관리에도 공백이 생기고 있다. 지난달 부산장애인직업적응훈련센터에서는 훈련장애인이 시설을 이탈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교사 2명이 장애인 30명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교사 1명이 의무교육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나머지 교사가 잠시 화장실에 간 틈을 타 훈련생이 시설을 벗어난 것이다. 경찰 등의 협조로 훈련생은 약 3시간 만에 발견됐다.

인력난으로 장애인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직업훈련과 일반 사업장 취업 연계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직업훈련교사가 작업 지도뿐 아니라 생산·안전관리·행정업무까지 떠맡으면서 개별 직업재활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부산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임정환 회장은 “장애인들이 보호된 환경을 벗어나 일반 고용시장으로 진출하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지만, 지금은 이들을 돌보고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이라며 “법정 인력 배치 의무는 시설에 있지만, 지자체의 인건비 지원이 부족하다 보니 시설 스스로도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운영비 지원기준 역시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어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는 지난해까지 보건복지부의 2015년 운영비 기준을 적용하다 올해 들어서야 2020년 기준으로 상향했다. 경남이 올해, 울산이 지난해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근로사업장의 경우, 시설 1곳당 기본운영비 지원은 부산 5768만 원으로 울산(6836만 원), 경남 창원·진주·김해(6979만 6000원)보다 적다.

협회는 30일 장애인직업재활의 날을 맞아 시에 2029년까지 부족 인력 115명을 단계적으로 충원하고 운영비를 현실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0월 30일은 '1(일) 0(없으면) 3(삶) 0(도 없다)'는 의미를 담은 장애인직업재활의 날이다. 장애인에게도 일이 곧 삶이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시 역시 법정 인력 배치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재정 여건상 단기간에 인력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장애인복지과 관계자는 “법정 기준에 맞춰 인력을 지원해야 하지만 시 재정 상황이 어려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부족 인력 115명 가운데 약 절반인 57명 충원을 예산실에 요청한 상태이며, 운영비도 올해 5개년 치 기준을 한꺼번에 상향한 만큼 내년에는 2021년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예슬 기자 ys@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