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롱센터에서 열린 중간선거 개표 방송 시청 파티에서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상원의원 후보의 텍사스주 상원 선거 승리를 축하하는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이 3일(현지 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장악하는 ‘블루 쓰나미’를 일으켰다. 텍사스와 캔자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공화당의 전통적 텃밭에서도 잇따라 승리하며 미국 정치 지형에 대격변을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의회의 강력한 견제 속에 급속한 레임덕(권력 누수)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미 NBC와 ABC, CBS, CNN 등 주요 방송사는 중간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이날 오후 10시(미 동부시간)께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탈환을 예측했다. 이어 오후 11시 30분에는 상원까지 민주당이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았다.
전체 435석을 선출하는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과반인 218석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NBC는 민주당이 최소 244석, 선거예측기관 디시전데스크HQ(DDHQ)는 254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승부처’로 여겨졌던 상원에서도 민주당의 예상 밖 선전이 이어졌다. 당초 7개 경합주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지만, 민주당이 공화당 우세 지역까지 잇따라 빼앗으며 다수당 탈환을 사실상 확정 지었다.
특히 공화당 우세 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민주당 애니 앤드루스 후보가 공화당 달린 그레이엄 후보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공화당의 핵심 텃밭인 텍사스에서도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누르고 승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민주당이 텍사스 연방 상원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1988년 이후 38년 만이다.
경합주에서도 민주당의 승전보가 이어졌다. 오하이오의 셰러드 브라운, 캔자스의 애덤 해밀턴, 아이오와의 조시 투렉, 메인의 트로이 잭슨 후보 등이 잇따라 승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민주당은 미시간과 알래스카 등 일부 지역의 개표 결과와 관계없이 상원 과반인 51석을 넘어 최소 53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방송사들의 당선 예측은 실제 개표 결과에 자체 분석 시스템을 결합해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동시에 탈환한 것은 2006년 이후 20년 만이다. 중간선거는 ‘집권 여당의 무덤’이라는 미국 선거 역사가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음이 증명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참패를 인정하며 민주당과의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할 의향이 있다”며 “민주당과 협력하기를 고대한다. 아마도 어떤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선거 참패가 자신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이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투표용지에 없었다. 내가 있었다면 우리가 압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