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 재롱둥이 부캉이, 제주도로 이사 갔나?

입력 : 2026-11-04 18: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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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일주일 넘게 종적 감춰
고수온 해역 찾아 남행 가능성
장담 일러… 수로 그물은 유지

지난달 말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수로 밖에서 포착된 ‘부캉이’. 김종진 기자 지난달 말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수로 밖에서 포착된 ‘부캉이’. 김종진 기자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한 달 넘게 머물렀던 흑상어 ‘부캉이’가 일주일 넘게 자취를 감췄다. 일각에서는 제주도 앞바다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수심이 깊은 북항 일대 특성상 부캉이의 잠영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관리 당국은 부캉이의 수로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그물을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다.

4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부캉이는 지난달 27일 이후 부산 북항 일대에서 발견되지 않고 있다. 시민 제보도 접수되지 않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캉이가 외해로 나갔다고 추정하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해 왔는데, 이날로 부캉이가 종적을 감춘 지 일주일이 넘은 것이다.

부캉이가 사라진 원인으로는 급격히 낮아진 북항 일대 수온이 지목된다. 지난 2일 북항 수온은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20도 아래로 내려갔다. 흑상어 서식 최적 수온은 18~26다. 수온이 18도보다 낮아지면 신진대사가 느려져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일주일 넘게 부캉이가 보이지 않고 북항 수온도 낮아지자 일각에서는 부캉이가 제주도 해역으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부산과 가까운 국내 바다 중 겨울철 흑상어가 서식하기 적합한 바다는 제주도 남부 해역이다. 이곳은 부산 앞바다보다 수온이 높고, 수심도 120m 내외라 대형 상어가 유영하기 적합하다. 또 이르면 이달부터 방어·고등어 등 대형 상어가 주식으로 하는 어종이 어장을 형성한다. 부캉이가 안정적으로 먹이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캉이가 외해로 빠져나갈 경우 제주도 남쪽 바다에 체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은 아직 부캉이가 자연 바다로 돌아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북항 일대는 수심이 깊기 때문에 부캉이가 잠영을 해 맨눈으로 관찰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친수공원 입구에 설치된 그물은 당분간 철거하지 않기로 했다. 해수부 해양생태과 관계자는 “부캉이가 외해로 빠져나갔다는 것이 확실해지면 부산항만공사와 논의를 거쳐 그물을 철거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숭어 등 수로 내 해양 생태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는 부캉이가 다시 북항 친수공원 수로로 되돌아올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친수공원 인근에 있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대형 선박과 크루즈 등이 드나들며 발생하는 소음이 상어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흑상어가 동해 중부 해역까지 북상하는 어종이긴 하지만 북항 친수공원 수로 안으로 들어온 것은 특이한 사례”라며 “친수공원 인근에는 대형 선박과 크루즈가 자주 오가는 만큼 이곳을 좋은 환경으로 학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