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 특검’ 강행하는 與, “전 법안 필리버스터” 野…‘정면충돌’

입력 : 2026-11-04 16:17:32 수정 : 2026-11-04 18: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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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주도로 4일 법사위 상정…국힘 반발·퇴장
與 내일 본회의 처리 예고, 文 정권 관련 수사도 포함
국힘 “與 국정 대신 이재명 ‘죄 지우기’ 특검 매달려”
5일 본회의 상정 시 ‘필버’, 장외 집회 등 총력 저지 예고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이 서영교 법사위원장에게 의사진행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이 서영교 법사위원장에게 의사진행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검찰의 권력형 비리 수사를 뒤집는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강행하면서 정국이 또 다시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민주당은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관련 법안을 상정하는 등 연내 처리 의지를 다졌고, 국민의힘은 “대통령 한 사람의 죄 지우기를 위한 탈헌법적 시도”라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의사진행 방해) 등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여권은 4일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상정하고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로 회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상정에 반발하며 회의 시작 직후 집단 퇴장했다.

민주당이 지난 4월 발의한 특검법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검찰 등이 당시 야당과 정적에 대한 표적 수사를 통해 조작수사와 조작기소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내용으로, 수사 대상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수사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 △김용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 금품 수수 의혹 수사 등 12개 사건이다.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 관련 수사를 조작으로 규정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채택한 특검법안을 이날 법사위 소위와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뒤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민주당은 법사위 법안 심사에서 특검에 ‘공소취소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삭제할 예정이다.

당초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에는 특검이 검사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담겨있었고, 국민의힘은 사실상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목적으로 한다고 반발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청와대 기자회견을 통해 특검법에서 공소취소권 조항을 없애달라고 국회에 공개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은 검사가 수사, 기소, 또는 공소유지 중인 사건에 대해 이첩을 요구할 수 있는 특검 권한 조항을 기존 법안에서 삭제하는 대신 특검 직무 범위를 ‘수사와 공소제기 여부의 결정 및 공소유지’로 수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수사 대상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등 문재인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와 관련된 사건도 추가할 방침이다. 조작기소 특검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3대 특검(순직해병·내란·김건희), 2차 종합특검, 쿠팡 상설특검, 선거관리위원회 특검에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7번째 특검이 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조작기소 특검법 강행에 대해 “구제불능 정권”이라며 총력 대응을 천명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법원은 ‘이재명 완전범죄 특검법’에 맞서 이 대통령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의 보석부터 취소해야 한다”며 “김용 재판이 가진 함의는 어떤 면에선 이 대통령 본인이 피고인인 재판보다 더 크다. 대장동 개발 수익이 이 대통령의 경선자금으로 흘러들어오는 ‘불법 정치자금 저수지’였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재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조작기소 특검은 이미 그 명분과 출발점에서부터 모순으로 가득 찬 짜맞추기식 ‘기획 떴다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대통령 한 사람을 법 위에 세우려는 친위대 민주당의 탈헌법적 입법 시도에, 국민 모두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국정을 책임져야 할 집권 여당이 민생을 돌보고 국정 성과를 내놓기는커녕, 또다시 이재명 대통령의 ‘본인 죄 지우기’를 위한 특검에 매달리고 있다”며 “사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인지 사실을 바꾸기 위한 특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가세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여당이 5일 본회의에 특검법안을 올리면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와 함께 장외 규탄대회 등 법안 저지를 위한 총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