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싸라기 땅’ 한탑 부지 용도변경 추진 논란

입력 : 2024-11-12 18:14:12 수정 : 2024-11-13 10: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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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남구 7334㎡ 변경 검토
심의 등 거쳐 내년 상반기 결정

부산 영남제분 밀가루공장 건물. 부산일보DB 부산 영남제분 밀가루공장 건물. 부산일보DB

부산시가 남구 도심에 있는 공장 부지의 용도지역을 2단계 올려주는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근 주민 민원을 고려해 공장을 도심 밖으로 이전시키겠다는 건데, 용도지역 상향에 따른 지가 상승과 함께 고밀도 아파트 개발 길을 터준다는 점에서 특혜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남구 대연동 밀가루 제조업체인 ‘한탑’(옛 영남제분) 부지의 용도를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추진 중이다. 해당 부지는 7334㎡ 규모로, 한탑은 60여 년 전부터 이곳에 자리를 잡고 업체를 운영해 왔다. 애초 공업지역이었다가 1975년 주거지역으로 바뀌었고, 2004년 관계법 개정에 따라 주거지역이 세분화되면서 2종 주거지역으로 용도가 정해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재건축 등을 통해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공장 주변에 밀집해 들어서면서 분진과 소음 등으로 인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남구청 역시 주민 피해 해소를 위해 공장 이전 방안을 시에 요청했다. 그러자 한탑은 시설 이전 비용 등을 마련할 수 있도록 부지 용도를 변경해 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2종 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가 상향되면 현재 200%인 최대 용적률이 400%까지 2배로 늘어난다. 고급 주거 벨트인 ‘대남라인’의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이곳에 고밀도 주상복합이나 아파트 건립이 가능해지면, 부지를 소유한 한탑은 상당한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인근 부경대의 일조권 침해도 우려된다. 게다가 뒤늦게 조성된 주거지 주민 압력에 밀려 공장이 쫓겨나는 모양새가 돼 기업 환경 악화와 일자리 감소 등의 우려를 낳고 있다.

시는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안 열람 공고와 시 내부 자문, 시의회 의견 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용도 변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준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바뀌면 아파트 뿐 아니라 다양한 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다”며 “기부채납 등 개발이익 환수를 위한 공공기여 방안을 한탑 측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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