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대왕고래'로 알려진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의 내년도 예산 497억 원이 전액 삭감된 채 국회 본회의에서 확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해 산업부의 2025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이 올해보다 0.4% 감소한 총 11조 4336억 원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지난 9월 2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정부안 11조 5010억 원 가운데 국회 심의 과정에서 4개 사업에 걸쳐 675억 원이 감액된 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된 것이다. 감액된 4개 사업 중 497억 원이 삭감된 '유전개발사업출자'는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을 의미한다. 앞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여당과 합의 없이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을 전액 삭감해 단독 처리했다.
나머지 3개 사업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여야와 정부 협의를 거쳐 178억 원 감액됐다.
한국광해광업공단출자(-125억 원), 연구개발(R&D)혁신스케일업융자(-28억 원), 에너지국제공동연구(-25억 원) 등이다.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의 경우 시추선인 ‘웨스트 카펠라’호가 전날 부산항 남외항에 입항해 오는 17일께 시추 장소로 이동, 본격적인 시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1공 시추에 약 1000억 원가량이 투입될 전망이지만,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한 내년도 정부 예산이 전액 삭감된 만큼 한국석유공사의 사채 발행 등으로 충당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지난 3일 민주당의 국회 예결위 단독 처리 이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공기업인 석유공사의 1차공 탐사시추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고, 책무이기도 하다"며 "2000년부터 모든 정부에서 유전 개발 출자를 지원해왔음에도 예산 전액 삭감으로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볼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예산 감액은 아쉽지만 계획된 탐사 시추를 하는 것이니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