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표 잡아라”… PK 달려온 대선주자 3인

입력 : 2025-05-14 18:48:05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李, 출렁이는 민심 집중 공략
"YS의 정치적 고향에서 심판"
金, 전통 지지층 결집에 전력
"이재명이 나라 위기 진앙지"
이준석, 부동층 흡수 전략
"새로운 보수 적자이자 대안"

6·3 대통령 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14일 각 당 후보들의 부산·울산·경남(PK) 구애가 고조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이날 부산 서면에서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6·3 대통령 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14일 각 당 후보들의 부산·울산·경남(PK) 구애가 고조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이날 부산 서면에서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3일째인 14일 주요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PK(부산·경남) 민심 잡기에 나서며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이날 당 약세로 분류되는 부산과 경남을 연달아 방문해 “압도적 승리가 아닌 ‘반드시 승리’가 목표”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경남으로 향해 당세가 강한 지역에 공을 들이며 보수 결집에 매진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는 자신이 새로운 보수 적자라고 강조하며 국민의힘에서 이탈하는 보수 지지층과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을 흡수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를 시작으로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인근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이후 경남 창원과 통영, 거제를 잇달아 방문해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후보의 부산 방문은 지난 3월 박형준 부산시장과 간담회 이후 69일 만이다.

이 후보는 보수 표심을 잡기 위해 우클릭 메시지를 내놨다. 부산진구 서면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부산은 민주주의의 성지다. 민주주의를 위해서 투쟁했던 민주 투사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며 YS(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에서 국민의힘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지난 3월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면담에서 ‘빈손 회동’이 논란이 된 점을 의식하며 민심 회복을 위한 공약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해양도시 부산’을 강조하며 해양수산부와 HMM 이전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불가능한 약속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2일부터 2박 3일째 영남에서 표심 몰이에 박차를 가했다. 이날 오전 경남 진주에서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난 뒤, 경남 사천의 우주항공청과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등을 방문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 후보의 사천 방문 일정에 맞춰 ‘2032년 달 착륙, 2045년 화성 탐사’를 목표로 한 우주·과학기술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후 양산 통도사를 방문해 일정을 마무리했다. 하루 일정을 경남에만 집중한 것인데, 비상계엄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단일화 파동으로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이 이탈 조짐을 보이자, 집토끼 잡기에 전력을 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설과 관련해서는 “본인이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을 아끼며 보수 지지층 눈치를 살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전에 부산 동래구 부산시유림회관을 방문한 뒤 부산대 학내 식당에서 학생들과 함께 식사했다. 이어 범어사를 찾아 종교 지도자들과 만나고 이후 자갈치시장, 서면 중심가에서 거리 유세로 시민들과 소통했다. 여러 세대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이 후보의 이날 행보는 통합과 화합에 방점이 찍혔다. 이 후보는 부산에서 자신이 보수의 대안이라고 강조하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이 후보는 “단일화한다고 하더라도 큰 것이 강압적으로 작은 것을 억누르는 형태라면 국민에게 어떤 감동도 주지 못할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보수 텃밭으로 불렸던 PK는 최근 선거마다 거대 양당의 승패가 엎치락뒤치락하며 표심 예측이 어려운 지역으로 변했다. 중도 확장을 꾀하는 민주당 입장에선 민심이 가장 많이 흔들리는 PK를 공략해야 승기를 확실히 잡을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인 PK 이탈을 막지 못하면 승산이 없는 상황이다. 제3지대인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을 대체할 새로운 보수 세력으로 부상하기 위해선 중도 보수층이 많은 PK의 지지가 필요하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