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용호동 해안가에 호텔 상가 레지던스 등을 지어 관광지를 조성하는 ‘용호씨사이드’ 사업의 부지 56필지 중 44필지가 경매에 넘어가 사업 무산 수순에 들어갔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남구 용호동에 해양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용호씨사이드’ 사업이 추진 20년만에 무산 수순에 들어갔다. 부지 소유주가 부지 대부분을 경매에 내놓았다. 부지 소유주가 바뀌면 기존 관광지 조성 계획이 효력을 잃게 돼 사업을 이어가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남구청에 따르면 용호씨사이드 사업 부지 56필지(14만 3626㎡) 가운데 44필지(9만 8597㎡)에 대해 지난해 9월 경매 신청이 접수됐다. 현재 해당 부지는 압류 상태로 감정평가가 진행 중이다.
부지 소유주가 변경되면 해당 부지에 대한 관광지 지정 효력이 상실되고 기존 사업 계획은 승계되지 않는다. 새 소유주가 관광지 조성을 희망할 경우 관광지 지정을 비롯한 관광 사업 추진 절차를 새로 밟아야 한다. 기존 계획대로 씨사이드 사업을 다시 추진하려면 현 소유주인 (주)창조토건으로부터 씨사이드 사업 추진 주체인 (주)금룡조경이 44필지를 다시 확보해야 한다.
용호씨사이드 사업은 용호동 산205 일대에 호텔, 콘도, 레지던스, 상가 등 복합 관광 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2006년 부산시로부터 관광지 지정 고시를 받으며 민자사업으로 본격 추진됐다. 오륙도를 마주한 이기대 해안가에 고급 숙소와 워터파크 등이 들어서는 계획이 알려지며, 해양 자원을 적극 연계한 관광단지 조성 사업으로 장밋빛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행사였던 (주)무송종합엔지니어링이 부도가 나서 사업 허가가 취소됐고 2016년 신규 사업자인 금룡조경이 남구청에 관광지 조성 계획 승인을 신청하며 사업은 약 5년 만에 재개됐다.
당시 용호씨사이드 사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이듬해 금룡조경 측이 유치권 분쟁에 휘말리며 사업은 다시 표류했다, 무송 측의 하청업체였던 (주)창조토건이 무송 측의 부도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자, 사업 부지에 유치권을 확보하기 위해 금룡조경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법적 분쟁은 약 7년간 이어지며 사업은 계속 지지부진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4월 사업 대상지 56필지 중 44필지에 한해 하청업체인 창조토건의 유치권을 인정했다.
남구청은 금룡조경 측에 사업 이행과 추진 계획 제출을 촉구해 왔으나 “경기 여건 등으로 인해 구체적인 일정 제시가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번 경매 신청으로 용호씨사이드 사업이 새 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남구청은 향후 사업 향방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남구청 관광체육과 관계자는 “구청은 씨사이드 사업이 지속되기를 기대하는 입장으로, 유치권 관련 경매 절차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