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도 차기 부산시장 선거 다자 대결, 가상 양자 대결에서 국민의힘 주자들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는 것으로 〈부산일보〉·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신년 여론 조사에서 나타났다. 반면 국민의힘 유력 주자인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정에 대한 부정 평가가 높은 상황에서 당 지지층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한 모습이다.
민주당 지지층이 다른 ‘대안’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전 의원으로 결집한 반면, 박 시장의 경우 장동혁 지도부에 ‘변화’를 요구하는 행보와 맞물려 보수 지지층의 분열이 지지율 상승의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차기 부산시장 다자 대결 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3인(전재수 26.8%·박재호 6.4%·이재성 5.8%)의 지지율을 합산하면 39.0%다. 이는 국민의힘 후보 3인(박형준 19.1%·김도읍 10.6%·조경태 10.1%)의 지지율을 합한 39.8%와 엇비슷하고, 두 정당 지지율과도 차이가 거의 없다.
여권이 현 정부 출범 이후 해양수산부 이전 등 부산 현안을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면서 보수 우위였던 부산 민심이 흔들리고 있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보수 주자들이 전 의원에게 지지율이 뒤처지는 데에는 각 당 내부 사정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전재수(43.4%)-박형준(32.3%) 양자 대결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85.8%는 전 의원에게 압도적 지지를 몰아줬지만, 국민의힘 지지층 중에서 박 시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68.1%에 그쳤다. 여기에 민주당 지지층 중 그 외 후보·지지 후보 없음·모름은 10.7%에 불과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이 숫자가 26.4%에 달했다.
전재수(43.8%)-국민의힘 김도읍 의원(33.2) 간 양자 대결에서도 민주당 지지층 86.9%는 전 의원을 택했지만, 김 의원을 택한 국민의힘 지지층은 70.2%로 차이가 적잖았다.
민주당으로서는 전 의원에 필적할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전 의원으로 단일대오를 밀어부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조만간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통일교 특검’에서 전 의원 관련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민주당으로선 선거전 전반에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조국 대표의 경우, 다자 구도에서 6.7%의 지지를 얻어 전체 5위였고, 박 시장(34.9%)과의 양자 대결 구도에서는 29.3%로 민주당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주자들의 경우, 현 정당 지지율을 감안하면 아직 상승 여지는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 주자들의 개인 경쟁력과 함께 혼돈 상태인 당의 ‘방향성’에 대한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자신의 정치 성향을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 중 49.2%는 양자 대결에서 전 의원을 지지했고, 박 시장 지지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친 22.2%였다. ‘강성’이 주류가 된 당 지지층의 결집도, 중도층의 지지도 못 받는 ‘이중고’ 상황인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보수 주자 경쟁에서 박 시장의 ‘원톱’ 구도가 다소 완화된 것도 눈에 띄었다. 다자 대결에서 김도읍, 조경태 의원이 두 자릿수대로 올라섰고, 전 의원과 양자 대결에서 박 시장과 김 의원의 지지율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근접했다. 현 부산시정에 대한 부정 여론(50.8%)이 긍정 여론(38.0%)를 앞서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박 시장의 ‘현역 프리미엄’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김 의원 등 후발 주자들의 출마가 이뤄질 경우, 당내 경선이 한층 치열해 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본 조사는 <부산일보>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서 지난 2~3일 부산 지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사용된 피조사자 선정 방법은 통신사에서 제공받은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무선 자동응답(ARS) 조사로 진행했다. 가중값 산출과 적용 방법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기준으로 셀가중을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5.6%로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