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도기를 아시나요? 1917년 영도구 봉래동에서 문을 연 대한도기는 한때 전국 도기의 80%를 생산하는 국내에서 가장 큰 도자기 회사였습니다. 중국과 일본, 홍콩 등에도 제품을 수출한 대한도기는 근대 도기 산업의 핵심 축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자기 산업의 퇴조로 1972년 대한도기는 폐업했고 회사 터를 따라 세워진 30m가량의 담벼락만이 이곳의 흔적으로 남았습니다. 담벼락은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아 별다른 관리 없이 방치됐고, 곳곳에 금이 가고 기우는 등 붕괴될 조짐마저 보입니다. 안전사고를 우려한 토지 소유주는 급기야 담벼락을 철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옛 대한도기 부지 담벼락은 근대 산업과 지역의 역사성을 담은 유산입니다. 철거라는 간편한 조치 이전에 문화 자산으로서 보존과 활용안을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흉물로 사라질 지, 보물로 남을지 갈림길에 담벼락이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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