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10시 30분 부산 영도구 부산체육중·고등학교 급식 조리실. 분홍색 방수 앞치마를 두른 조리실무사들이 400여 명의 식사를 준비하느라 쉴새 없이 움직였다. 바쁜 건 사람만이 아니었다. 한 실무사가 고기 쟁반이 쌓인 카트를 ‘로봇 팔’ 앞에 가져다 놓고 버튼을 누르자, 긴 팔이 각 쟁반을 정확히 집어든 뒤 커다란 솥에 부었다. 냄비 안의 회전 날개가 고기를 저어가며 익히자, 뜨거운 김이 피어오르고 기름방울이 튀었다. 하지만 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