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부산을 찾아 2030월드엑스포를 유치할 역량과 시민의 열정, 부산이 준비한 7년 뒤 엑스포의 비전을 세밀하게 점검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7일 떠납니다.
어제 실사단은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 방문 기간 느낀 점을 밝혔는데 가는 곳마다 뜨겁게 ‘2030부산세계박람회’를 외친 시민들의 열정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파트릭 슈페히트 실사단장은 한 마디로 “곳곳에서 우리를 환대했던 시민들의 열정을 보며 부산이 정말 엑스포를 열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사단은 짧은 시간 동안 을숙도와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해운대를 오가며 전통과 현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느꼈고, 여기에 식민지 지배를 겪고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겪고 잿더미 속에서 오늘날의 번영을 이룬 한국의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겠다는 ‘부산 이니셔티브’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이 모두가 감동이었지만 실사단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결국 시민들의 열정이었고, 이 모든 경험을 함축한 말은 이렇게 정리되었습니다. “보고서 내용을 알려드릴 순 없지만, 부산은 정말 엑스포를 위한 모든 것을 갖췄다는 것 만큼은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두 차례 경쟁 프레젠테이션입니다. 부산 이니셔티브의 내용을 좀 더 구체화 하고, 개도국 회원들에게 설득력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단순한 경제적 번영이 아니라,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북항과 부산의 역사를 좀 더 녹여넣는다면 극단으로 치닫는 대립과 갈등의 국제 정세 속에 없어서는 안 될 교류와 완충지대 역할을 자임할 수도 있겠습니다.
식민 통치국과 피지배 국가를 아우르고,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 즉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일·러가 자유롭게 정보와 이익을 공유하는 장을 만들어주는 겁니다. 한·중·일은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입국가이고, 러시아와 미국은 최대 수출국가입니다. 싱가포르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믈라카 해협에 자리해 선박에 기름을 팔기 시작하면서 강소국이 되었듯, 10년 내 상용화 될 북극항로 초입 부산 앞바다에 육상용과 선박용 천연가스 거래 시장을 연다고 생각해보면 부산의 미래상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북극항로가 기존 믈라카해협~수에즈운하 항로보다 거리와 시간, 연료비 측면에서 약 30%씩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습니다.
부산뿐 아니라 울산과 경남까지 부울경은 열어야 사는 지역이고, 국가 차원에서 불가능한 일이 도시 차원에서는 가능한 시절이기에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는 우리 지역의 미래입니다. 엑스포 유치를 향한 그 열정이 결국 우리 지역의 발전을 염원하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이 그 의지를 소중히 받들어 지방행정과 정치에 반영해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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