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비중이 14%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서울·경기·인천을 합한 수도권의 GRDP 비중은 52.8%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 산업이 수도권 집중 현상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분석합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 디지털 밸리, 인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등이 이미 역대급 규모로 인재와 자본을 빨아들이고 있고, 삼성전자는 올 3월 경기도 용인에 300조 원을 들여 세계 최대 반도체 단지를 짓겠다고 발표하기까지 했습니다.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반도체 같은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을 모두 거머쥔 수도권에 젊은 인구가 몰리는 것도 당연하고, 그만큼 지방 소멸 우려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텅텅 비어가는 지방과 달리 수도권은 과밀 현상으로 인한 부작용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역을 바라보고, 지역민과 함께하는 부산일보가 지역 균형 발전을 목이 터져라 줄기차게 외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지역도, 지역민도 사람답게 살 수 있어야 나라 전체가 지속가능하게 발전하는 겁니다.
부산대 김영재 교수는 동남권 환경과 특성에 맞는 전략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부산항을 활용한 해운, 물류, 고부가 가공·서비스 산업, 항만 특화 해양 금융 산업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그 시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침 여당인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도 산업은행법 본사 부산 이전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법 개정 작업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라고 하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일부 기능을 서울에 남겨두고 '껍데기'만 부산에 신설하는 꼼수 여지를 남기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2030월드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하려는 것 역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국가 프로젝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20일 이뤄진 국제박람회기구(BIE)의 2030월드엑스포 4차 프레젠테이션에서 박람회 부지인 북항을 어떻게 꾸밀지를 공개해 관심이 쏠립니다. 진양교 총괄디렉터는 우리 고유의 한옥을 콘셉트로, 지속가능한 건축 재료를 사용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만들고, 원조의 상징인 북항 사일로를 ‘엑스포 빅데이터 사일로’로 조성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산 제조업의 상징인 르노코리아자동차 공장을 연 20만 대 전기차 생산 설비를 투자하겠다는 본사 부회장의 발언도 꼭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내연차 중심의 지역 부품산업 체질도 이번 기회에 전동화에 걸맞은 시스템으로 전화되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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