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마블과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카말라 캐릭터도 생소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카말라는 디즈니+ 시리즈 ‘미즈 마블’에서 모습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실제로 다코스타 감독은 ‘더 마블스’에 대해 “단순히 ‘캡틴 마블’의 속편을 연출하는 게 아니라 ‘미즈 마블’, ‘완다비전’, ‘시크릿 인베이전’,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의 속편을 만든다는 각오로 연출에 뛰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디즈니+ 시리즈까지 섭렵해야 이번 작품에 제대로 빠져들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더 마블스’의 시각적 즐거움은 확실합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인 만큼 광활한 우주와 우주선, 여러 행성이 등장해 눈을 뗄 수 없습니다. 특히 화려한 의상의 주민들이 노래와 춤으로 소통하는 행성 ‘알라드나’에서 펼쳐지는 시퀀스는 한 편의 뮤지컬이나 발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배우 박서준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박서준은 알라드나 행성의 ‘얀 왕자’ 역할을 맡았는데, 첫 등장 장면이 나름 임팩트 있습니다. 노래와 춤은 물론 액션까지 선보이며 존재감도 드러내는데, 분량이 적어 아쉽습니다. 한 영화 리뷰 유튜버가 초 단위로 시간을 재본 결과 박서준의 등장 씬은 총 3분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화려한 의상 탓에 박서준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기자도 딱히 ‘멋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영화에서 캡틴 마블을 비롯한 3명의 히어로는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서로 위치가 바뀌게 됩니다. 이로 인해 코믹한 장면은 물론이고, 보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연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캐릭터 간 ‘케미’는 조금 아쉽습니다. 마블 최초의 흑인 여성 감독이자 1989년생으로 최연소 감독인 다코스타가 다양한 인종과 적극적인 여성 캐릭터 기용으로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점은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캡틴 마블과 모니카, 카말라로 구성된 ‘팀 마블스’ 3명의 호흡이 딱히 특별하거나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빌런 캐릭터 역시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기자는 사실 카말라와 모니카의 의상도 거슬렸습니다. 캡틴 마블의 유니폼은 총알도 막을 것 같은 특수소재 느낌이 나는 반면, 나머지 두 히어로의 의상은 헐렁하고 주름이 지는 등 다소 허술해 보였습니다. ‘더 마블스’는 쿠키 영상과 쿠키 음성이 각각 한 개씩 있습니다. 쿠키 음성의 경우 사실상 무의미하고, 또 다른 세계관으로의 확장을 암시하는 쿠키 영상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점점 산으로 가는 마블 스튜디오라서, 크게 기대가 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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