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붓다가 발견한 길

입력 : 2024-05-15 18: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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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스님 부산 미타선원 원장

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석가탄신일(음력 4월 8일)이 낀 이달은 봄소식과 함께 꽃이 피어나듯이 번뇌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부처님이 다가오는 달이다. 부처님은 석가족의 성자란 뜻으로 이름은 고타마이고 붓다라고 불린다. 2500년 전의 일이지만 1년 중에 태어난 날을 상징적으로 잡아서 경축하는 것은 그가 세상에 전해준 가르침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고타마는 인도 북동부의 히말라야 산맥 아래 작은 국가에서 왕자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나이가 많았고 엄마는 아이를 낳은 지 7일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전통에 따라서 이모가 아이를 키우게 되었다. 요즘의 시각으로 보면 늦게 가지게 된 하나뿐인 귀한 아들이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사랑은 지극해서 “아이를 절대 울리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시중드는 보호자들에 의해서 지극히 풍족하고 사랑받는 환경에서 자라게 된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서 바깥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성안에서는 모든 것이 젊고 풍족하고 건강한 삶이었지만 성 밖을 나가 세상을 보니 늙은 사람들이 많았고 병들어서 고통받는 사람과 죽어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런 삶이 ‘나도 피할 수 없고 나도 그와 같이 될 것이다’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게 된다. 그때부터 고타마에게는 ‘어떻게 하면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이 길을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것이 삶의 가장 큰 목표가 된다.

의식주 해결과 경제성장 이룬 세대

정신적 어려움 겪고 길을 묻기 일쑤

부처님 고뇌, 우리 사회 고민과 닿아

화날 때 자신을 보라는 불교 가르침

번뇌로 힘든 세상에 광명이 되기를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의 환경과 닮은 점이 많아 보인다. 지금 60대를 맞이하는 사람들은 쌀이 없어서 점심을 굶고 저녁을 굶는 어린 시절을 경험했던 시대에 살았다. 그 시대를 겪은 우리는 열심히 일해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성공의 지표가 될 수밖에 없었다. 등 따습고 배부른 것이 행복이고 성공의 목표가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어려움을 자식들에게 전하지 않기 위해서 열정적으로 살다 보니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다시 길을 묻게 된다. 여기까지 오면 행복할 거라고 믿었고 자식들이 잘될 거라고 믿고 모든 열정을 불태웠는데, 지금은 부모와 자식 세대가 모두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곧, 고타마 붓다의 아버지가 아들의 행복을 위해 최고의 의식주를 제공한 것과 같은 마음이다.

과연 우리는 행복한가? 고타마 개인의 고민이 지금 우리 사회의 고민과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 어떤 길을 걸어야 하고 그 길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인류 역사 속에는 보석 같은 지혜들이 묻혀 있다. 특히 고타마 붓다는 이런 고민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떠나 스승을 찾아 배우기도 하고 결국 스스로 그 길을 찾아 발견했다.

이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평생 고집멸도를 가르치고 8정도를 가르쳤다.” “나는 근심과 탄식, 정신적 육체적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바른길을 가르쳤다.” “나는 그런 일을 잘하는 의왕(醫王)이다.”

이를 적용해서 보면 화가 날 때면 그 순간에 화를 내게 하는 대상을 향해서 주의가 간다. 그리고 그 대상을 조절하거나 통제하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내가 화가 사라질 거라고 믿는다. 이렇게 화를 해결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화가 났을 때 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고타마 붓다는 화가 날 때 대상에게 주의를 향하지 않도록 제안한다. 화가 날 때에는 대상이나 상황이 아니라 나를 화나게 하는 생각이나 갈망을 보아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화는 대상이나 상황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화가 나서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우리를 더 깊은 수렁으로 끌고 가지만, 화가 났을 때 알아차리고 나의 마음을 본다면 그 화의 기세는 한풀 꺾이게 되고 화를 부추기는 마음을 보게 된다면 부끄러워 고집하지 않게 되고 내려놓게 된다. 이것이 붓다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화를 대처하는 방식인 것이다.

우리는 화가 날 때 화를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다. 붓다는 우리에게 그 길을 알려주기 때문에 스승이자 존경할 만한 대상이고 그의 가르침은 배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붓다의 가르침을 통해서 번뇌로 힘들어하는 우리 사회에 한 줄기 빛이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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