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사고 원인은 부부싸움' 루머에 경찰 "사실 아냐"

입력 : 2024-07-03 08: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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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지난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중구 시청역 7번출구 인근 사고 현장에 국화와 추모글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2일 지난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중구 시청역 7번출구 인근 사고 현장에 국화와 추모글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와 관련된 루머가 퍼지면서 경찰이 공식 부인에 나섰다.

2일 SNS에는 '사고차량 블랙박스에 차량 운전자인 A(68) 씨와 동승자인 아내가 싸우는 대화 내용이 담겼고, 부부싸움 이후 사고가 났다'는 식의 루머가 퍼졌다.

A 씨 부부가 사고 당일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열린 칠순잔치에 참여한 것이 알려지면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해당 계열사 호텔 직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부부싸움으로 인한 홧김 풀악셀 맞다", "호텔에서부터 싸웠고, 호텔 CCTV에도 고스란히 있는 것으로 안다. 경찰에서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삭제됐으나 온라인에서는 캡처 상태로 돌아다니고 있다.

이에 경찰은 2일 오후 공식적으로 이 내용을 부인하는 자료를 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시청 교차로 교통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 결론이 나오지 않았으며,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로 사실 왜곡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유의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9시 30분께 A 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차량이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후 일방통행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다 왼편 인도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보행자 9명이 숨졌다.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A 씨와 아내, 보행자 2명에 더해 A 씨 차량이 들이받은 차량 2대의 운전자까지 모두 6명이 다쳤다.

경찰은 A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중이다. 운전 부주의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한편 급발진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A 씨는 경기도 안산 소재 버스회사에 소속된 시내버스 기사로, 40여년 운전 경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음주나 마약 흔적은 검출되지 않았다.

운전자 측은 사고 직후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전문가와 목격자들 사이에서는 사고 당시 CCTV 영상 등을 분석해볼 때 급발진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급발진의 근거는 현재까지는 피의자 측 진술뿐이고, 급발진이라고 해도 적용 혐의가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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