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징역형 1심 선고 이후 현직 검사를 추가 탄핵키로 하는 등 검찰을 다시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전날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으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 데 대해서도 “광기 어린 정치 보복”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를 밀어붙일 계획이다.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29일 추가로 본회의를 열어 표결한다는 것이다.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 투표로 표결한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다음 달 2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는데, 탄핵안이 28일 보고될 경우 표결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본회의 개최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29일 곧바로 본회의를 추가적으로 개최해달라고 우 의장에게 요청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주당은 우 의장이 29일 본회의 개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탄핵안을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한 뒤 추후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올해 7월에도 현직 검사 4명(김영철·박상용·강백신·엄희준) 탄핵안을 본회의에 보고하고, 법사위로 회부했다. 이번에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안까지 본회의에 보고되면 민주당 주도로 총 7명에 달하는 현직 검사의 직무집행이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날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에게 허위증언 연습을 시킨 의혹으로 고발당한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를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검사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사 탄핵 대상이다.
민주당은 또 전날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 데 대해 “묵과하지 않겠다”며 대응 조치를 예고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경찰이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무혐의 종결 처분한 사건”이라며 “검찰의 기소가 정치 보복이라는 사실이 너무 명백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번 기소가)정치 보복이 아니라면 특수활동비 수십억 원을 흥청망청 증빙도 없이 쓴 검사들부터 기소하고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죄를 엄정하게 물어야 형평성에 맞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최근 세 번째 강행 처리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재표결에서 부결될 경우 곧바로 특검법을 재발의할 방침이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별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특검법 통과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이 60∼70%에 이르는 만큼 될 때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에 의견을 요청한 등 ‘채 해병 국정조사’가 가동되면 김 여사 특검법과 함께 ‘쌍끌이 공세’로 여당을 압박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복안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