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부산국제아동도서전

입력 : 2024-11-20 17: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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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학문과 사상의 중심지였던 이탈리아 볼로냐. 매년 봄이면 이곳은 동심의 세계로 변모한다. 전 세계에서 모인 그림책들이 전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도서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이다. 1964년 시작돼 올해로 61회째를 맞았다. 특히 세계적인 권위의 아동문학상인 안데르센상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수상자를 볼로냐도서전 기간 현장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이유로 아동문학 작가와 그림책 작가에게 꼭 방문하고 싶은 도서전으로 꼽힌다. 어느덧 세계 90여 개국 1000개 이상의 출판사, 5000여 명의 출판인이 참가해 아동도서 출판의 최신 정보를 교류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봄에 열린 도서전에는 한국 아동도서 전문 출판사 30여 곳이 참가했다. 한국 작가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볼로냐도서전이 선정하는 픽션과 논픽션 부분 상을 연이어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작가들의 이런 활약에 힘입어 도서전 내 한국관은 매년 한국 작가들의 그림책을 찾는 발길로 북적일 정도다.

국내 최초의 국제아동도서전인 제1회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이 오는 28일부터 나흘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다. 부산도서전은 볼로냐도서전을 모델로 하지만, 볼로냐전과 달리 전시장에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테면 저작권 거래와 독자들의 축제가 결합한 형식이다. 이번 도서전에는 16개국 193개 출판사가 참가해 도서 전시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도서전의 테마는 ‘라퓨타’로, 조너선 스위프트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 속 하늘에 떠 있는 상상의 나라를 의미한다. 어린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으로 즐거운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도서전에는 2020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 수상 작가인 백희나를 비롯해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대거 북토크 연사로 참여한다.

최근 몇 년 간 한국 아동문학은 연이은 해외문학상 수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차기 한류 열풍의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마디로 세계가 주목하는 그림책의 나라가 되었을 정도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 문학 작품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러한 기회를 발판 삼아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이 한국의 우수한 아동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고 세계에 알리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관련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온 부산의 저력을 믿는다.

정달식 논설위원 dosol@busan.com

정달식 논설위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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