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BPA)의 차기 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재공모가 마감된다. 첫 공모가 ‘대상자 없음’으로 결론 난 터라 재공모에 어떤 인물이 지원할지를 두고 지역 사회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현재 BPA는 지역 최대 현안인 북항 재개발 사업을 비롯해 자성대부두 이전, 진해신항 개발 등 풀어나가야 할 현안이 산적한 상태다.
BPA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차기 사장직 재공모를 진행 중이다. 임추위는 공고문에서 “부산항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며, 미래 항만 패러다임을 선도할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사장을 모신다”고 밝혔다. BPA 사장직의 임용 기간은 3년이며, 만료 후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차기 사장 임명은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BPA는 접수된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 심사를 진행한 뒤, 3~5배수의 후보자를 선정해 내달 중순즈음 해양수산부에 추천할 계획이다. 이후 해수부가 최종적으로 차기 사장을 임명하게 된다. 앞서 지난 7월부터 진행된 첫 공모에서 BPA는 심사를 통해 최종 3명의 후보를 추천했다. 하지만 해수부는 BPA 사장 공식 임기가 끝나고도 한 달이 넘도록 선임을 지연하다 끝내 ‘대상자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국내 최대 규모 항만 운영기관인 BPA는 사장 공모 때마다 정치권 인사나 고위 관료 등이 물망에 올랐다. 부산항이 가진 상징성과 영향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번 재공모에서는 송상근 해수부 전 차관이 지역 안팎에서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첫 공모가 무산된 이례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지역 인사 등 예상을 뛰어넘는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BPA 차기 사장 임명이 수개월째 지연되면서 리더십 공백으로 부산항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와 지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 강준석 사장은 지난 9월 29일 임기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아 직무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BPA의 고위급 인사와 내부 주요 의사결정 또한 지연되는 상황이다.
현재 BPA는 북항 1단계 재개발과 진해신항 개발 등 지역 경제와 직결된 대규모 사업을 추진 중이며, 지난달 말부터는 북항 2단계 재개발의 일환으로 세계 최초의 항만 연쇄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자성대부두 운영사인 한국허치슨터미널은 올해 12월까지 신감만부두로 컨테이너 크레인 해상 이전을 마칠 예정이다.
이에 지역 항만업계에서는 부산항의 미래를 설계할 장기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BPA의 새로운 리더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항발전협의회 박인호 공동대표는 “부산항은 지역 경제와 직결된 국가적 자산으로, 단순히 항만을 관리·운영하는 것을 넘어 부산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BPA가 앞장서야 한다”면서 “북항 친수공간 조성, 항만 자동화,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 등 부산항이 글로벌 항만의 선도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명확한 비전과 실행력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