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서 김석준·최윤홍 두 후보가 등록을 마치며 ‘3파전’ 가능성이 커졌다. 단일 대오로 나선 중도진보 진영이 세를 결집하자, 중도보수 진영도 단일화 실무 협상에 나서면서 극적 타결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중도진보 단일 후보로 나선 김석준 전 부산교육감은 후보 등록 첫날인 13일 오전 9시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 후보 중 가장 먼저 등록을 마쳤다. 김 후보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극우 세력에게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단일화 여부로 주목 받았던 중도보수 진영의 두 후보는 결국 각각 등록할 것으로 보인다. 최윤홍 전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5시 후보 등록을 마쳤고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도 14일 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다. 정 예비 후보는 중도보수 교육감 단일화 통합추진위원회의 경선에서 박수종·박종필·전영근 후보를 제치고 단일 후보로 선출된 만큼 하차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로써 이번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보수·진보의 양자 대결이 아닌 ‘3자 구도’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역 안팎에서는 보수 단일화가 쉽지 않은 이유로 최윤홍 후보 측의 ‘기대감’을 꼽는다. 최 후보는 ‘보수 4자’ 단일화를 거친 정 예비 후보에 비해 대표성과 명분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 경력을 내세워 득표율 15%를 넘기면 선거 비용을 보전 받고 인지도를 높여 내년도 교육감 선거를 노릴 여지도 있다.
그럼에도 ‘보수 단일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정승윤 예비 후보 측은 “13일 오후 최윤홍 후보 측과 2 대 2 단일화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며, 중도보수 진영의 완전한 단일화가 선거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합리적인 단일화 방식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다만 각 후보가 공보물을 오는 21일까지 선관위에 제출해야 해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190만 부에 달하는 공보물을 인쇄하는 데만 약 3억 원이 들어가고 15일 정도에는 계약이 이뤄져야 한다.
두 후보는 전날까지도 ‘보수 정체성’ 등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지만 중도진보 진영이 ‘아름다운 단일화’를 연출하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11일 불출마를 선언한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은 13일 오후 김석준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김 후보와 손을 맞잡고 사진을 촬영했다.
하지만 선거가 3자 구도가 되더라도 중도진보 단일 후보인 김석준 후보의 승리를 쉽게 점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내달 2일 전에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면 이에 반발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적극 투표에 나설 수 있다. 가뜩이나 교육감 선거는 투표율이 낮아 탄핵 정국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 선거 관계자는 “중도진보 진영이 단일화하면서 김석준 후보가 유리한 건 맞지만 부동표가 35~40% 정도 된다”면서 “보수와 부동표를 후보들이 어떻게 나눠 갖느냐에 따라 중도보수 진영의 당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