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한 영화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을 극장가 구원투수들이 대거 등판한다. 유해진, 이제훈, 안재홍, 라미란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각각 뭉친 데다 판타지,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 옷을 입고 있어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법하다. 인기 캐릭터를 실사 영화로 만든 작품과 애니메이션 거장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스크린에 걸린다. 지난 4월 극장 관객 수가 반등한 흐름을 이 작품들이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30일에는 세 편의 한국 영화가 스크린에 나란히 걸린다. 먼저 영화 ‘하이파이브’는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캐릭터들의 개성 있는 초능력은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또 다른 초능력자의 존재를 추리하는 작가 지망생과 돌려차기 한 방에 천장을 뚫는 태권소녀, 손가락 한 번 움직이면 모든 전자기기를 컨트롤하는 백수, 약손 하나로 다친 사람들을 치유하는 작업반장 등이 나선다. 배우 안재홍과 라미란, 유아인, 김희원, 오정세, 이재인 등이 출연한다. 영화 ‘과속스캔들’ ‘써니’ 등을 만든 강형철 감독의 신작이다.
같은 날 유해진과 이제훈이 나선 영화 ‘소주전쟁’도 극장 관객을 찾는다. 이 작품은 1997년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소주 회사에 인생을 건 재무이사와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이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해진이 소주 회사인 국보그룹 재무이사 표종록을 맡았고, 이제훈이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 직원 최인범을 연기한다. 올해 영화 ‘야당’ 흥행을 이끈 유해진의 신작이다. 이제훈은 ‘모범택시’ ‘협상의 기술’ 등 드라마를 연달아 흥행시킨 데 이어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다. 두 사람 외에도 손현주와 최영준 등이 나서 작품을 완성했다.
30일 개봉하는 영화 ‘기타맨’은 고 김새론의 유작이다. 이 영화는 고된 현실 속에서도 음악과 인연을 통해 희망을 찾으려는 천재 기타리스트의 상실과 사랑, 여정을 그린 음악 영화다. 가수이자 성원제약 대표인 이선정이 기획과 제작, 연출, 주연을 맡았다. 김새론은 극 중 라이브 밴드 ‘볼케이노’의 키보드 연주자 유진을 맡았다. 음주운전 논란으로 자숙했던 김새론은 이 작품으로 복귀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은 “김새론은 영화 현장에서 밝은 에너지를 많이 보여줬다”며 “열정도 넘쳤기에 멋지게 복귀하기를 바랐지만, OST 제목처럼 아픔 없는 세상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귀여운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실사 영화로 만날 수 있다. 21일 개봉하는 영화 ‘릴로&스티치’다. 이 작품은 외로운 소녀 릴로와 작고 귀여운 파란색 동물 스티치가 완벽하진 않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가족으로 거듭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2002년 개봉해 제75회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에 노미네이트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디즈니 라이브 액션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연출은 장편 애니메이션 ‘마르셀, 신발 신은 조개’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딘 플레이셔 캠프가 맡았다. 스티치 역에는 동명의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스티치 목소리를 연기했던 크리스 샌더스가 다시 함께 한다. 여기에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듯한 신예 배우 마이아 케알로하가 릴로 역을 맡았다.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도 관객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미야자키 하야오: 자연의 영혼’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속 자연과 환경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붉은 돼지’의 포르코를 중심으로,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마녀 배달부 키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의 포뇨’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등 미야자키 하야오의 주요 작품 속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