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을 이겨내고 알차게 영근 ‘울주 햇배’가 18일 미국 수출길에 오른다.
17일 울산 울주군과 울산원예농협에 따르면 이달 13일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노동열(69) 씨 과수원에서 올해 첫 햇배를 수확했다.
이번에 수확한 배는 다른 품종에 비해 일찍 수확하는 조생종 ‘원황’ 품종이다. 일반 배보다 크고 당도가 높으며 과즙이 많아 미국에서도 인기다. 껍질이 얇고 과육이 단단해 맛과 보관성이 우수하다.
울산원예농협은 올해 울산 원황배 60여t을 수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40t보다 20여t 늘었다. 원황배뿐만 아니라 화산배, 황금배, 신고배 등 다른 품종까지 포함하면 올해 400t을 수출해 총 17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올해 햇배는 봄철 대형 산불과 저온 피해라는 역경을 딛고 결실을 본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3월 22일 발생한 온양읍 운화리 산불은 거센 바람과 건조한 날씨 등으로 진화에만 129시간이 걸렸다. 당시 산비탈에 조성된 일부 배밭이 불길에 휩싸여 피해를 보기도 했다. 화마를 비껴간 과수원에선 개화기 냉해가 배꽃을 위협했다. 이 지역은 배꽃이 필 무렵 이상저온으로 인한 결실 피해가 잦은 곳이다.
이에 울주군은 올해 4월 피해 과수원을 대상으로 드론을 활용한 배꽃 인공수분 작업을 진행했다. 또 개화시기에 발생하는 병해충을 예방하려고 과수 영양제를 지원하는 등 생육 환경을 개선했다. 덕분에 울주 햇배가 화마와 냉해를 이겨내고 풍성한 결실로 이어진 것.
이에 앞서 울주군은 지난해 11월 미국 LA와 하와이에 ‘울산 울주배 미국 수출 판촉·홍보단’을 파견해 판로를 개척하기도 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인한 폭우와 폭염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올해 고품질의 울주배를 생산해 준 모든 농업인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울주군 농업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원예농협은 해마다 ‘울산배 축제’를 열어 지역 대표 특산물인 울산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올해는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범서생활체육공원에서 배 품평회, 직거래장터, 체험부스 등으로 열릴 예정이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