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화명·금곡 지구와 해운대 그린시티가 노후계획도시정비 선도지구 공모 대상으로 선정(부산일보 2025년 7월 8일 자 1면 등 보도)되면서 SNS에 논의의 장이 열리고 유인물이 만들어지는 등 주민들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재건축 사업을 지원하기에 해당 지역에선 이번 기회에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1단계 부산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계획안 대상지로 ‘화명·금곡 지구’와 ‘해운대 1·2 지구’가 선정됐다. 이 중 특별정비계획을 먼저 수립해 우선적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한 선도지구는 화명·금곡 2500호, 해운대 1·2지구 3200호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번 노후계획도시정비는 지난해 4월 시행된 ‘노후계획도시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시행됐다. 30년을 넘어가는 노후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을 활성화하고, 주민들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게 목적이다. 지난해 성남시 분당, 고양시 일산 등 13개 구역에서 3만 6000호 규모로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가 지정된 바 있다.
부산시는 오는 10월 13일부터 5일간 북구와 해운대구 대상지 각 아파트 단지에서 선도지구 공모 신청서를 접수받을 계획이다. 시는 오는 12월 국토교통부 협의를 거쳐, 선도지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신청을 앞두고 여러 아파트가 주민 동의 절차에 나서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SNS 오픈 채팅방을 개설하고, 선도지구 선정 준비에 박차는 모양새다. 특히 ‘선도지구 왜 동의해야 하나요’란 제목의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단지 주민들 동의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단지 동의율에 따라 신청 자격을 얻을 수 있고, 사실상 선정 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특히 선도지구로 선정되면 안전진단 기준 완화, 용적률 상향 등 재건축 사업성이 높아지는 데다 적극적인 행정 지원 혜택도 있어 주민들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화명·금곡지구는 기준 용적률이 235%에서 350%(2종일반주거지역 340%, 3종일반주거지역 370% 등), 해운대 1·2지구는 기준 용적률이 250%에서 평균 360%(2종일반주거지역 내 아파트 360%, 연립주택 210%)로 상향된다.
북구 화명동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 모(62) 씨는 “재건축을 적극 지원한다고 하니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선 이번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웃들에게도 주민 동의를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업계에선 선정된 지역 일대에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만큼 사업 신청 경쟁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화명·금곡 지구는 도시철도 2호선 율리~수정역 일대 2.71㎢ 면적으로 화명리버빌2차와 현대2차 등 31개 단지에 2만 5561호가 있다. 해운대 1·2지구는 면적이 3.05㎢로 도시철도 2호선 장산역 일대에 두산1차, LIG건영 등 37개 단지에 2만 8832호가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구역 내 토지를 포함해 소유자 50% 이상 동의를 받은 단지만 신청 자격을 얻는다. 또한 평가 기준에서 주민 동의율 배점이 100점 중 60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민 동의율이 95%을 넘어가면 60점 만점을 얻을 수 있다. 세대당 주차 대수, 건축물 연령, 소방 활동 불편성 등도 평가 대상이나 배점이 적은 탓에 사실상 주민 동의율에 따라 선정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부산시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선정 물량을 고려하면 각 지구당 최대 2개 아파트 단지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선정 이후에는 곧바로 특별정비계획이 수립돼 재건축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2단계 노후계획도시정비 대상지인 다대, 만덕, 모라, 개금·당감 지구에 대한 기본계획안 수립도 실시하고 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