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위기 롯데, 연패 늪 너머 ‘첩첩산중’

입력 : 2025-08-17 17: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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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들어 패수 늘어나며 3승10패
4위와 승차 줄어 5위 추락 걱정
설상가상 19~21일 1위 LG 3연전
톨허스트·치리노스 등판 부담
김태형 감독 “부담 없이 경기해야”

롯데 자이언츠 유격수 전민재가 지난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회 삼성 류지혁의 타구를 병살로 처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유격수 전민재가 지난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회 삼성 류지혁의 타구를 병살로 처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산 넘어 산, 글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들어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연패의 늪에 빠진 것도 모자라 올해 1위이면서 최근 초강세를 나타내는 LG 트윈스와 원정 3연전을 갖게 됐다.

롯데는 지난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전에서 5-6으로 진 것을 시작으로 16일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4로 질 때까지 8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최근 10경기에서는 1승 9패며 이달 들어서는 16일까지 3승 10패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2할8푼대 타율로 팀 타율 1위였지만 최근 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타율이 서서히 줄어 16일 현재 0.270을 기록하며 LG(0.272)에 이어 2위로 떨어졌다. 팀 평균자책점은 4.56으로 8위에 처졌다. 실책은 89개를 기록해 가을야구 다툼을 벌이는 7개 팀 중에서는 KIA(94개)보다 적을 뿐 나머지 5개팀보다는 훨씬 많다.

롯데는 연패를 당하는 동안 투타 균형이 무너진 모습을 보인다. 투수들이 잘 던지면 타선이 침묵하고, 타선이 잘 터지면 마운드가 흔들린다. 팀의 중심이었던 전준우는 지난 5일 KIA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해 팀에 큰 충격을 줬다. 다른 팀의 집중견제에 시달리는 빅터 레이예스의 타격감도 떨어졌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승수와 패수 차이가 12경기에 이르렀지만 연패가 이어지면서 5경기로 줄었다. LG , 한화 이글스에 이어 3위 자리를 지키면서 4위와의 승차도 5~6경기로 유지했지만 이제는 4위가 아니라 5위 추락도 걱정할 처지다.

롯데의 딱한 처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연패라는 ‘늪’ 바로 앞에 LG라는 험난한 ‘거산’이 버티고 있다. 롯데는 19~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와 원정 3연전을 갖는다. 롯데는 올 시즌 LG전에서 4승 6패 1무로 열세다.

특히 LG에서는 새 외국인 투수 톨허스트가 1차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여 롯데로서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톨허스트는 지난 12일 한국 데뷔전에서 7이닝 7삼진 2안타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여 올 시즌 최고 외국인투수라는 한화 이글스의 폰세와 맞먹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톨허스트에 이어 팀의 중심투수인 치리노스가 2차전이나 3차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여 부담은 더 커진다. 그는 올해 10승 4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롯데가 연패의 늪에서 허덕이면서 드러낸 가장 큰 약점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다. 전반기에 승승장구할 때는 보이지 않았지만, 연패가 시작되자 젊은 선수들이 많은 부담을 느끼게 됐다. 그 때문에 수비는 물론 주루에서 실책이 연거푸 발생했고 이는 승패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젊은 선수들이 흔들릴 때에는 노장들이 중심을 잡아줘야 하지만 아쉽게도 롯데에는 그런 노장이 없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 성적도 좋고 후배 선수들의 신망을 받는 노장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준우는 부상으로 빠졌고, 김민성과 유강남은 후배들을 이끌고 나가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주전으로 뛰는 젊은 선수들은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마음이 큰데 잘 안 되니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흐름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3위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뛰면 된다”고 강조했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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