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만인은 도심, 미국인은 바다… 국적별로 갈라진 ‘부산 관광지도’

입력 : 2025-08-18 16:41:52 수정 : 2025-08-18 18: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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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관광공사, 2024년 관광산업 동향 분석
외국인 관광객 482만 명, 전년 118%↑
외지인은 세대별로도 찾는 관광지 달라
K뷰티 화장품·패스트푸드 지출 증가
“늘어난 발길 잡을 체류형 전략 필요”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시장을 둘러보며 수산물을 고르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시장을 둘러보며 수산물을 고르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국적과 세대에 따라 뚜렷하게 갈라지고 있다. 부산관광공사가 발표한 ‘2024년 부산관광산업 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482만 4845명으로 전년보다 118% 증가했다. 외지인 방문객도 1억 5024만 명에 달해 하루 평균 41만 명이 부산을 찾았다. 숫자로도 ‘호황’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가 어디서 무엇을 즐겼는지 세밀한 차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자갈치·국제시장(63만 3833명)이었다. 일본과 대만 관광객은 자갈치·서면·비프광장 등 도심 상권에 몰렸고, 미국인은 해운대해수욕장·해운대시장·가덕도 등 바다와 맞닿은 관광지를 선호했다. 중국·홍콩 관광객은 해운대시장·해운대해수욕장·자갈치 등 시장 밀집 지역을 즐겨 찾았다.

숙박 패턴도 달랐다. 대만인 숙박 인구는 전년 대비 419% 늘었고, 3박 이상 장기 체류자 비중도 30%를 넘어섰다. 반면 일본인은 단기 숙박이나 무박 비중이 여전히 높아, 관광 소비 성향의 차이를 드러냈다.

외지인 관광객의 세대별 선호도는 확연했다. 10·20대는 서면과 광안리, 해운대 등 ‘핫플레이스’를 중심으로 이동했다. 30대는 서면과 해운대 비중이 컸지만, 쇼핑·문화 시설을 함께 찾는 경향을 보였다. 40·50대는 해운대해수욕장·오시리아 관광단지, 낙동강생태공원 등 자연과 여가 중심이었고, 60대 이상은 감천문화마을·부산민주공원·자갈치시장 등 역사·전통 공간에 오래 머물렀다.

젊은 층은 소비와 유흥, 중장년층은 자연과 문화, 고령층은 전통과 역사에 발길을 두는 ‘세대별 부산 관광지도’가 그려진 셈이다.

그러나 차이 속에서도 공통점은 존재했다. 외국인과 외지인이 가장 많이 찾은 관광지 상위 10곳에는 서면, 해운대해수욕장, 광안리해수욕장, 해운대시장, 자갈치·국제시장, 비프광장 일원이 공통으로 포함됐다. 누가 오든 반드시 들르는 ‘부산 빅5’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출 행태 역시 국적·세대별 차이가 뚜렷했다. 외국인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8만 9601원으로 외지인(3만 564원)의 6배에 달했다. 특히 외국인 지출에서 화장품 업종은 전년 대비 227% 급증, K뷰티의 위력을 입증했다. 신용카드 지출액을 보면, 대만(1610억 원), 중국(1543억 원), 미국(1232억 원), 일본(891억 원) 순으로 지출이 많았다.

외지인은 쇼핑·외식 비중이 높았다. 특히 패스트푸드 지출이 27.8% 늘어 이동 중 간편 소비가 증가한 반면, 고속버스 지출은 73.7% 줄어 교통 이용 패턴의 변화를 보여줬다.

온라인 관심도에서도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자연관광 분야에서는 해운대보다 광안리·송정해수욕장의 검색량이 높아 젊은 층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문객 수와 소비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지만, 체류시간은 짧아졌다. 외지인은 평균 6.5시간(전년 대비 -7%), 외국인은 8.6일(-7.5%) 머물렀다. 숙박 인구도 외지인은 줄고 무박 비중이 57%에 달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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