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산 지방선거에서 최대 관심지로 꼽히는 곳 중 하나가 해운대다. 선거가 아직 약 10개월 정도 남았지만 일찍이 복수의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부산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던 김광회 전 부산시 미래경제부시장이 해운대구에 사무실을 마련하면서 눈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부시장은 19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한 사무실에서 미래도시연구소 창립 총회를 개최한다. 그는 이어 연구소 설립 후 첫 정책 세미나를 진행한다는 방침인데 주제는 ‘북극항로와 부산의 성장 전략’이다.
김 전 부시장은 연구소 출범에 대해 지역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함이라며 정치적 행보에 선을 긋는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미 자천타천으로 복수의 후보가 거론되고 있는 만큼 정책 경쟁력으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내년 6월 3일 열리지만 벌써부터 이러한 분주한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은 갑과 을 지역으로 나뉘어있는 해운대의 정치적 지형과 무관치 않다. 통상 갑·을로 분구돼 있는 선거구의 경우 통상 압도적 주자가 없는 경우 각 지역 출신 인사들이 경선 끝에 최종 후보로 선출된다. 이는 여야를 막론하고 적용되는 일종의 정치적 문법이다.
다만 해운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이 견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까닭에 경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여권 내 반응이다. 그러나 홍 전 구청장이 부산시장 출마로 선회할 경우 치열한 난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현역인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을 포함 이미 후보군만 5명에 달한다. 우선 해운대갑 지역에서는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복심’인 정성철 전 해운대구의회 의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서울은 물론 부산에서도 주 의원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이시우 보좌관의 출마설이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보좌관은 출마 가능성에 대해 단호하게 일축한 상태다.
해운대을에서는 김미애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김태효 시의원이 거론된다. 부산시에서 과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 4급 보좌관을 지낸 만큼 김 의원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9대 부산시의회에서 상반기에는 운영위원장을, 하반기에는 교육위원장을 지내며 정치적으로는 물론 행정적으로도 체급을 키운 강무길 의원도 언급된다.
이러한 가운데 김 전 부시장의 해운대구청장 출마를 속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그는 여러 자리에서 “부산이 글로벌 해양수도로 성장하려면 철저한 준비와 전략이 필요하다”며 특정 지역 현안에 대한 언급보다는 부산 어젠다 발굴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