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LG전자가 TV사업부의 50대 이상 직원과 저성과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최근 LG유플러스와 현대제철 포항공장에 이은 희망퇴직으로 대내외적인 경기 침체와 미국 관세 영향 등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18일 LG전자에 따르면 최근 TV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MS사업본부의 50세 이상 직원과 최근 3년간 성과가 낮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은 다음 달 중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022년과 2023년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당시에는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최대 3년치의 연 급여를 희망퇴직금으로 지급했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희망퇴직 위로금과 자녀학자금 등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희망퇴직금의 규모는 퇴직 희망자의 연차에 따라 다르게 지급된다.
나머지 사업본부에서도 희망퇴직이 단행될지 여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LG전자 측은 “인력 선순환과 경쟁력 강화 차원의 조치”라면서 “희망자에 한해서 받고 있기 때문에 퇴직규모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희망퇴직은 최근 실적 부진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639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6% 감소했다. 이번에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MS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 191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물류비 증가 등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로 TV 판매 단가도 하락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4일 반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TV 평균 판매가격이 지난해보다 2.5% 떨어졌다고 밝혔다. 모니터와 사이니지 평균 판매가격도 이 기간 각각 1.8%, 3.6%씩 하락했다.
재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LG전자가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자사 가전제품들이 향후 인건비가 싼 국가에서 OEM으로 생산될 것이라는 얘기나 나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소문이 현실화될 경우 향후 LG전자 창원공장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