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초반 은퇴자로, 퇴직을 하고 한동안 쉬다가 지금은 노인요양 관련 직장에서 일한다. 그래서 요즘은 70대 중반 이상의 어르신들을 주로 상대하고 있다. 연세가 있는 어르신들을 승합차에 태우고 집에서 요양보호기관으로 오가는 일이 나의 주된 업무다. 이들은 대부분 자녀의 돌봄을 받기는 하지만 일부 어르신들은 자녀가 있어도 방치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더욱이 몸과 마음이 아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직접 모시러 집에 방문하면 집안이 온통 쓰레기나 재활용품으로 가득찬 경우도 있다. 보호자로 등재된 자녀가 분명히 있는데도 어르신 거주 공간이 쓰레기로 가득찬 모습을 보면 서글프면서도 울화가 치민다. 물론 자녀가 생업에 종사하느라 부모를 세심하게 돌보지 못할 수도 있다지만 가끔이라도 부모가 사는 집을 방문할 시간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지저분한 환경에 부모를 방치하는 것은 자식으로서 모든 행위의 근본이라는 효를 다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확대하자면 부모를 학대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초고령 시대를 맞아 노인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덩달아 복지 예산도 엄청나게 증액되다 보니 어르신들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세태가 된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도시철도와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때도 노약자석이 있지만 어르신이 타도 거의 자리를 양보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가적 대비 없이 초고령 시대를 맞았다 해도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를 풍요롭게 만든 주역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어르신들이다. ‘역전의 용사’인 그들이 노후에는 좀 편안하게 살아야 하지 않나. 청년과 중년층 모두 언젠가는 노년이 되고마는 ‘예비 노인’이다. 어르신을 잘 돌봐야 젊은이들도 나중에 노인이 되었을 때, 자손들에게 돌봄을 잘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어르신들을 좀 더 챙기고 보살피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박정도· 부산 사하구 다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