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뒤덮은 대통령 '냉부해 논란'…연휴 막판까지 여진

입력 : 2025-10-09 17: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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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수습 시기 겹친 예능 촬영 논란 확산
장동혁·송언석, 공세 수위 높이며 압박
민주당, 장동혁 대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추석 연휴 이틀째인 4일 한복 차림으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명절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추석 연휴 이틀째인 4일 한복 차림으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명절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의 부담을 덜어내고 모두의 살림살이가 더 풍족해질 수 있도록 국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 산업과 나라가 다시 성장하고 힘차게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고 수습 기간에 촬영이 진행된 사실을 두고 국민의힘이 직무 유기를 주장하자, 대통령실은 “허위사실 유포”라며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정작 촬영 일정을 밝히지 않다가 뒤늦게 공개해 논란이 됐다. 이 대통령은 야권의 비판을 감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지만, 논란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논란에 “대통령실에서 솔직하게 잘 대응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다”고 밝혔다. 출연 논란을 둘러싼 대통령실의 대응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도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온 셈이다.

앞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서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할 때, 대통령은 무려 2일간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 잃어버린 48시간”이라며 “국가적 재난으로 국민은 피해를 보고 있는데 한가하게 예능 촬영하고 있었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주 의원의 주장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화재가 발생한 지난달 26일 오후 8시 20분경 이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 후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 있었다”며 화재 발생 이후 대통령의 화재 상황 점검 타임라인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또 “대통령실은 억지 의혹을 제기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정쟁화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행위에 법적 조치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예능 촬영이 구체적으로 언제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고, 이후 이 대통령의 일정과 대응 경위 등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4일 대통령실은 예능 녹화가 지난달 28일 이뤄졌다는 점을 밝혔다.

이에 주 의원은 “강 대변인과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인 예능 촬영 시점을 국민에게 은폐할 목적으로 ‘국정자원 화재 후 냉부해를 촬영했다는 주진우 의원의 문제 제기는 허위 사실이다’는 취지의 적반하장식 거짓 브리핑을 했다”고 주장하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당시 논란이 됐던 이 대통령의 ‘떡볶이 먹방’을 언급하는 등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공세가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비판을 감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 7일 SNS에서 “때로는 간과 쓸개를 다 내어주고, 손가락질과 오해를 감수하더라도 국민의 삶에 한 줌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오늘과 민생의 내일을 더 낮은 마음으로, 더 세밀히 챙길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적었다.

정치권에서는 이 발언을 두고 대미 관세 협상에서 “간과 쓸개를 내어주더라도 국익을 지키겠다”은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또 예능 촬영 논란과 관련해, 명절 기간 K-푸드 홍보 취지였던 만큼 비판을 감내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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