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여파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확대로 국제 금값과 은값이 연일 천장을 뚫고 있다. 사상 최고가를 이어가던 대표적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은 상승세가 꺾였다.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1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4070.5달러(한화 약 577만 원)로, 전장보다 1.7% 올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금 선물 가격은 전날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000달러(약 565만 원)선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추가 상승으로 4000달러대 위로 안착했다.
같은 시간 은 현물은 전장보다 3.2% 급등한 온스당 49.39달러(약 7만 130원)에 거래됐다. 앞서 은값은 이날 장중 온스당 49.57달러(약 7만 385원)에 거래됐다. 이는 2011년 4월 이후 14년 만에 사상 최고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 가격은 지난해 24% 상승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54%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 현물 가격도 올해 들어 71% 폭등했다.
금값과 은값이 치솟은 배경은 2주째로 접어든 미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안전한 피난처를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몰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의 재정 적자 지속,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 가중도 금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멈추고 숨 고르기 중이다. 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날 대비 0.52% 오른 12만 2005달러(1억 733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인 12만 6200달러(약 1억 7940만 원)대보다 4000달러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전통적으로 강세 시기인 4분기에 접어들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그러나 이날 하락세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현으로 12만 200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시장의 과열 양상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