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시정 연설에서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이 성장 중심이 되는 5극 3특 새 시대를 열도록 지방 우대 재정 원칙을 전격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26년도 예산안 시정 연설에서 “수도권 집중 완화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수록 더 두텁게 지원하겠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아동 수당과 노인 일자리 등 7개 재정사업이 비수도권 지역에서 더 많이 지원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는 월 15만 원의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역 전략 산업과 연계하여 거점국립대를 지·산·학·연 협력의 허브로 육성하고, 학부·대학원·연구소를 아우르는 패키지형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지방정부가 여건에 맞게 스스로 사업을 결정할 수 있는 포괄 보조 규모도 10조 6000억 원으로 3배 가량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출범한 이 정부 첫 본예산인 이번 예산안을 두고 이 대통령은 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은 ‘AI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백 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위대한 국민과 함께 ‘AI 시대’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를 읽지 못하고 남의 뒤만 따라가면 끝없이 도태되지만 변화를 선도하며 한 발짝 앞서가면 무한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며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산업 사회에서 정보 사회로 전환해 왔던 것처럼 AI 사회로의 전환은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산업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달이 뒤처지고, 정보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1년이 뒤처졌지만, AI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며 신속한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전 정부의 정책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지난 정부는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한 것도 모자라 R&D 예산까지 대폭 삭감하며 과거로 퇴행했다”며 “출발이 늦은 만큼 지금부터라도 부단히 속도를 높여 선발 주자들을 따라잡아야 우리에게도 기회가 생긴다”고 했다.
구체적인 예산 편성 원칙으로는 “총지출을 올해 대비 8.1% 증가한 728조 원으로 편성한 가운데,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에 10조 1000억 원을 편성했다”며 “이는 올해 예산 3조 3000억 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급 인재 1만 1000명을 양성하고, 세대별 맞춤형 교육을 통해 국민 누구나 AI를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AI 시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고성능 GPU 1만 5000장을 추가 구매해 정부 목표인 3만 5000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시정 연설에 참석하지 않은 국민의힘 등 야당의 협조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정부는 열린 자세로 국회의 제안을 경청하고, 좋은 대안은 언제든 수용하겠다”며 “비록 여야 간 입장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예산안이 법정 기한 내에 통과되어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