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해수부 청사에 드론이 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일보DB
심야시간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 일대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드론이 날아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한 달째 조종자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전문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 청사 등 국가 중요 시설에 미승인 드론을 즉각 탐지·추적할 수 있는 대응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보안 체계를 전면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2일 부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1시께 “해수부 청사 외벽을 따라 약 10분 동안 드론이 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드론을 목격한 청사 방호 담당 직원의 신고를 받았다.
경찰은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원칙적으로 일몰 이후부터 다음 날 일출까지는 드론 비행이 금지된다. 또한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고 정부 청사 일대에 드론을 날리는 것 역시 불법이다. 이 경우 벌금 또는 항공청으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구체적인 액수는 드론의 규모, 음주 조종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경찰은 한 달째 해당 드론 조종자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당시 드론 비행 모습이 담긴 영상 자료는 확보했으나 조종자를 특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가 늦어지는 배경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사안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종자를 특정하지 못하면서 드론의 비행 목적과 촬영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수부 청사 내에는 호르무즈 해역의 국내 유조선 이동을 모니터링하는 시설 등 보안 유지가 필요한 공간이 포함되어 있어 드론의 청사 촬영 여부에 따라 정보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두고 해수부는 내부 촬영에 따른 정보 유출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청사 창문은 특수 재질로 시공돼 있어 외부에서 내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며 “건물 내부 촬영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공공기관과 보안 시설 인근에서 드론 불법 비행·촬영이 이루어지는 사례는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인 유학생 2명이 드론·스마트폰으로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내부 등을 촬영하고 SNS에 배포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2023년 3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총 9차례에 걸쳐 사진 172장과 동영상 22개를 촬영했다. 촬영 내용은 해당 드론 업체 약관에 따라 중국 드론 회사 서버로 전송됐다. 이들은 일부 사진과 영상을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앞서 2024년 11월에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이 드론으로 국가정보원 건물을 찍어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는 강남구 내곡동에서 ‘헌인릉’을 드론으로 촬영하던 중 인근에 있는 국정원 건물까지 촬영한 혐의로 지난해 불구속 송치됐다.
전문가는 공공기관 등에 시설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드론 대응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명대 군사연구소 정기주 전문위원은 “드론 비행 금지 구역이 지정돼 있지만, 드론을 띄우는 것은 물리적으로 가능해 특수한 목적을 갖고 드론 비행을 시도하는 사례가 있다”며 “비행 미승인 드론을 감지해 위치를 추적함으로써 운영자까지 포착할 수 있는 레이더 시스템을 핵심 보안 시설에 도입해야 드론 불법 비행과 촬영 시도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