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던 구도심 상권, 외국인 발길에 다시 불 켜졌다

입력 : 2026-07-19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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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서면 등 상가 공실률 감소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 소비 증가
중국발 크루즈 운항 확대도 영향
지역경제 활성화 돌파구 기대감

침체된 부산중심 서면을 살리기 위해 2029년까지 약 269억 원 투입해 서면권 세대별 테마 거리 조성 사업을 실시한다. 사진은 서면문화로 일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침체된 부산중심 서면을 살리기 위해 2029년까지 약 269억 원 투입해 서면권 세대별 테마 거리 조성 사업을 실시한다. 사진은 서면문화로 일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외국인 관광객 특수가 부산 상권을 살리고 있다. 올 들어 부산 전체 상가 공실률은 경기 침체 여파로 높아졌지만, 관광객이 자주 찾는 부산진구 서면·전포 일대와 중구 남포동은 오히려 공실률이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실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긍정적 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19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남포동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24.5%에서 올해 1분기 21.0%로 3.5%포인트(P) 낮아졌다. 서면·전포 일대도 같은 기간 16.5%에서 11.2%로 5.3%P 떨어지며 부산 주요 상권 가운데 큰 폭의 개선세를 나타냈다.

이는 소비 침체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공실률이 상승한 부산 상권 전반의 어려움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올 1분기 부산 전체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5.3%로, 지난해 1분기 14.2%보다 1.1%P 상승했다. 반면, 온라인 소비 확대와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두 상권의 경우 일부 회복세를 보이는 고무적 상황이다.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간 3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월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193만 65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 증가했다. 이는 전국 평균 증가율 21%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대만 관광객이 37만 5322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 35만 9981명, 일본 23만 3685명이 뒤를 이었다. 미국 관광객도 77.2% 늘어나 부산 관광시장 다변화를 이끌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실제 상권 회복으로 이어진 배경에는 이들의 지역 상권 중심 소비 패턴이 자리잡고 있다. ‘2025 부산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쇼핑 장소는 시내 상점가(75.1%)와 전통시장(48.2%)이었다. 백화점(43.5%)과 대형쇼핑몰(35.4%), 대형마트(34.2%)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구매 품목 역시 음식료품(54.3%), 의류(42.8%), 기념품(38.7%) 등 지역 상권에서 소비가 활발한 품목에 집중됐다.

특히 중국발 크루즈 운항 확대가 남포동과 자갈치시장 등 원도심 상권의 유동 인구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는 부산항 개항 이래 최대 규모인 500항차 이상의 크루즈선이 입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일 외교 갈등 여파로 중국발 크루즈가 일본 대신 부산항을 기항지로 선택하며 중국인 관광객 증가를 견인했다. 실제 올 1~5월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 동기보다 76.5% 늘었다.

자갈치해안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상인 백미자 씨는 “올해 크루즈 관광객이 크게 늘어 횟집 손님 절반이 외국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시장에도 모처럼 활기가 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이들의 소비가 지역 상권 회복의 기폭제가 된 원인 중 하나로는 역설적이게도 고환율 환경이 꼽힌다. 원화 약세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우리나라가 비용 부담이 적은 여행지가 됐고, 그 결과 각 지역을 찾은 관광객들의 지갑도 훨씬 더 쉽게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관광공사 이정실 사장은 “중화권 관광객은 미식, 일본은 2030 여성들의 K뷰티, 신남방 국가는 K컬처, 구미주 관광객은 전통문화와 역사 체험에 지갑을 여는 경향이 있다”며 “타깃별로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홍보해 부산 관광객 증가가 상권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