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박형준 전 부산시장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보수정당 혁신전략 - 보수 승리의 확실한 길을 제시한다!’ 썸네일. 박형준의 생각TV 캡처
박형준 전 부산시장이 6·3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지 넉 달여 만에 보수 정당 혁신 전략을 제시하는 유튜브 영상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차기 총선을 약 1년 6개월 앞두고 보수 통합 등에 역할을 모색하면서 정치 활동 재개를 준비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박 전 시장은 8일 오전 유튜브 채널 ‘박형준의 생각TV’에 ‘재개국 인사 - 정치 인문학TV’로 다시 돌아왔습니다’는 제목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박 전 시장이 자신의 채널에 동영상을 올린 건 지난해 4월 국립부경대 특강 영상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박 전 시장은 영상을 통해 “두 가지 마음을 안고 이 자리에 섰다”며 “하나는 송구한 마음, 다른 하나는 다시 시작하려는 다짐”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제게 있다”며 “성찰 끝에 얻은 결론 중 하나는 제가 받은 것을 되돌려드리겠단 것”이라고 영상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정치는 인간과 공동체에 대한 깊은 물음에서 출발한다며 자유와 평등, 좋은 국가와 행복 등을 향후 주제로 삼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 전 시장은 “보수의 가치를 지키되 그 가치를 끊임없이 성찰하고 제 생각과 다른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며 “편을 가르는 방송이 아니라 생각을 나누고 함께 깊어지는 방송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이 공개 활동을 재개한 건 보수 혁신과 총선 승리 방향 등을 제시해 보수 진영에서 다시 존재감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특히 보수 통합을 이끄는 역할을 모색하며 정치 활동을 서서히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전 시장은 이날 <부산일보> 통화에서 “지금 한국 정치 수준이 높아지기보다는 점점 심하게 천박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치가 문제 해결의 기능을 하면서 공동체 의사 결정을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문제를 생산하는 역할을 하고 의사 결정을 효율적으로 못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보수 정당은 유능함을 보여줘야 하는데 국민들에게 정책정당으로서 기댈 수 있는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경험이나 지식을 공유해 보수 진영이 새로운 진로를 탐색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보수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고 국민들이 다 볼 수 있는 담론과 메시지를 내려고 한다”며 “위기에 빠진 보수 정당이 재집권하기 위한 방안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이끌기 위한 재집권을 어떻게 할 건지 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수 혁신을 강조한 박 전 시장은 이날 유튜브 채널에 ‘보수정당 혁신전략 - 보수 승리의 확실한 길을 제시한다!’는 제목의 영상도 함께 올렸다. 박 전 시장은 정치를 골프보다 테니스에 빗대며 “상대는 60% 지지율이라는 강서브를 넣었고, 우리는 분열이라는 더블 폴트를 범했다”고 지난 지방선거에 대해 분석했다. 보수 진영이 상대 실수에 따른 반사이익으로는 재집권이 어렵다며 결국 경기에서 이기기 위한 ‘위너샷’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순간에 판을 뒤집는 ‘영웅’보다 문제를 진단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수리공’이 보수에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패배 원인을 내부에서 먼저 찾고, 쓴소리를 쇄신의 재료로 삼아 다음 세대에 권한과 책임을 넘기는 ‘성찰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책정당으로 전환도 주문했다. AI 시대 전력·에너지와 일자리 전환, AI 안전·규범, 교육과 행정 혁신, 돌봄과 고령화, 경제 안보 등에서 보수가 먼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