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북한군 포로 리 모 씨와 백 모 씨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한국행을 허용한 젤렌스키 대통령 귀하의 대승적 결정을 환영하며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9일 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보낸 감사 서한을 공개했다. 이 서한은 우크라이나 정부 측에 온라인으로 보내졌으며, 외교 채널을 통해 실물로도 전달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의원 SNS 갈무리
나 의원은 "우리는 보편적 인권과 국제법, 인도주의 원칙에 근거한 젤렌스키 대통령 귀하의 북한군 포로 문제 처리가 우크라이나 국민이 선출한 국가원수이자 군 통수권자로서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감사 서한을 보낸 이유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를 한국으로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이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이토록 격노하며 대사 소환이라는 극단적 조치까지 취할 일인가"라면서 "절차상의 공개 여부에 일부 이견이 있고 유감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양국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에게 감사해야 할 인도주의적·안보적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MDL(군사분계선) 지뢰로 우리 장병을 해친 북한이나 침략국 러시아에는 말 한마디 못 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포로 송환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이재명 정권, 거꾸로 가도 한참 거꾸로 간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내고 "(나 의원이 서한을 통해) 정부의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을 '극단적 조치'라 비난하고, 이재명 정권이 우크라이나의 은혜를 원수로 갚고 있다고 공격했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정부가 공식 항의에 나선 바로 다음 날 상대국 정상에게 감사 서한을 보내고, 자국 정부를 '은혜를 원수로 갚는 정권'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상식 밖의 행동"이라면서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이 야당의 역할이라 해도 선을 지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반발에 나 의원은 "기가 막힌다"고 받아쳤다.
나 의원은 자신의 SNS에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은 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라며 "은혜를 원수로 갚는 적반하장식 패륜 외교는 당장 제2, 제3의 북한군 포로가 자유를 찾아 한국으로 올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원천 차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대승적 결단으로 북한 포로 송환을 해줬으면, 최소한 감사 인사라도 제대로 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정부가 최소한의 도리마저 안 하니,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라도 나서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명분 없는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을 즉시 취소하라"면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제대로 된 감사 인사를 다시 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전날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정부는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기로 합의해놓고 일방적으로 공개한 데 대해 항의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직접 SNS를 통해 "많이 아쉽다"고 지적했고, '비공개하기로 하는 합의가 없었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주장하자 청와대는 홍보소통수석 입장문으로 "거짓 사실 발표"라고 반박했다.
대사 소환은 외교채널 소통, 공개적 입장 발표, 상대국 대사 초치에 이어 대표적인 강력한 외교적 항의 수단으로 꼽힌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