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연내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전체 조합원 6656명을 대상으로 2024년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투표자 6192명 중 59.17%인 3664명이 찬성해 합의안이 가결됐다고 21일 밝혔다. 노사는 이번 합의로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연내 타결을 이뤄냈다.
이번 합의안에는 기본급 13만 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470만 원, 성과금 지급, 설·추석 귀향비를 각 20만 원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치과 보철료 지원 범위를 자녀까지 확대하고 업무상 재해 후유장애 등급별 위로금을 상향하는 조항도 추가됐다.
앞서 노사는 지난 6일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지난 8일 조합원 전체 찬반투표에서 반대 59.6%로 부결됐다. 이후 노사는 1차 때보다 기본급 1000원, 격려금은 20만 원을 올리는 등 내용을 수정해 지난 19일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번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도 부결되면 사실상 연내 타결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사측은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앞둔 상태고, 노조는 다음 달 대의원 선거를 치러야 해 일정상 교섭이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상견례 포함 32차례 만나 교섭했다.
그 과정에서 노조는 24차례 부분 파업을 벌였고, 깊어진 갈등에 노사 간 집단 폭력 사태가 불거져 고소전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조선업 경기 회복세를 이어 나가기 위해선 노사가 교섭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노사가 신뢰 회복을 위해 올해 쟁의행위 때 발생한 모든 민·형사상 소송을 취하하고 추가적인 소송도 하지 않기로 합의한 점도 갈등을 푸는 데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조선업계에서 기본급을 13만 원까지 올린 곳은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수주가 많이 늘어나는 지금이 조선산업 재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노조와 조합원들이 잘 이해하고 결단을 내린 것 같다”며 “모든 임직원이 함께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