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값 ‘역대 최장’ 135주째 하락

입력 : 2025-01-26 18: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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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셋째 주 매매가 0.07% 하락
대출 규제·탄핵 정국 지속 여파
전세 가격은 7개월 연속 상승세

부산 서구에서 중구를 거처 동구까지 이어지는 망양로 산복도로 일대의 원도심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서구에서 중구를 거처 동구까지 이어지는 망양로 산복도로 일대의 원도심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2022년 6월부터 135주 연속 하락하며 역대 최장 기록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경제 여건이 이렇다할 변수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올해 역시 침체 일변도로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기준 부산의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7% 하락했다. 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데다 탄핵 정국 속에서 매수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보합인 서울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의 아파트값이 하락해 전국적으로는 0.05% 내렸다.

특히 부산은 2022년 6월 셋째 주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단 한 번의 상승 또는 보합 전환 없이 무려 31개월 넘게(약 135주째) 이어지고 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장 기간 하락세다. 부산의 경우 2017년 10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약 26개월간의 하락이 종전 최장 기록이었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중동의 한 아파트는 전용 85㎡ 기준 2021년 4월 49층이 16억 5000만 원에 판매됐으나 지난달 34층이 10억 7000만 원에 거래되며 약 5억 8000만 원(-35%)이 하락했다. 강서구 명지동의 한 아파트도 전용 84㎡ 기준 2021년 9월 17층이 10억 5000만 원에 거래되던 것이 지난달 14층이 4억 7500만 원에 매매되며 최고가 대비 5억 8000만 원(-55%)이나 실거래가가 줄었다.

해운대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급매 물건을 찾아다니던 실수요자들도 탄핵 정국이 본격화되면서 문의를 끊고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지금도 일부 매도인들은 호가를 내리고 있는데, 거래 침체가 봄까지 이어지면 호가가 더욱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영구를 제외한 15개 구·군이 최근에는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해운대구(-0.16%)와 부산진구(-0.13%), 동구(-0.09%) 등의 하락률이 눈에 띈다. 수영구만 간신히 0.04%로 국지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부산의 전셋값은 매맷값과 반대로 움직이며 7개월째 상승세가 이어진다. 1월 셋째 주 부산 아파트의 전셋값은 0.03% 상승하며 울산(0.04%)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올랐다. 동아대 강정규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셋값이 오르면 아파트 매매가격을 들어 올리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이를 기대하기에는 부산의 경제 구조가 너무나도 취약한 상태”라며 “수도권과 지방을 분리해 금리를 적용하는 핀셋 대책 등이 서둘러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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