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렉스타는 도전과 위기에 강한 기업이다. 얼마 전 트렉스타가 임금 체불과 자금 마련을 위한 사옥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일이 있었다. 기업 위기는 숨겨야 할 일이다. 위기가 공개되면 기업 이미지는 추락하고 거래가 끊기는 일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트렉스타의 경우에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좋지 않은 뉴스였지만 이는 되려 부산 시민들에게 ‘부산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떠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시 부산시는 앞장서 부산 신발 상생 판매전, 부산 신발 한 켤레 사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시와 부산테크노파크, 부산경제진흥원은 지난 3월 27~28일 부산시청에서 ‘부산 신발 홍보전’을 열었다. 행사에는 트렉스타를 비롯해 부산 토종 브랜드 20여 개사가 참여했는데 시, 부산시의회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 기관들은 ‘신발 기념품 선결제 운동’ ‘지인 선물하기’ ‘임직원 복지용품 신발 제공’ 등도 펼쳤다. 트렉스타 살리기는 부산뿐 아니라 문경시청, 경기도 부천시의 한 기업도 동참했다.
프로젝트에 함께한 BNK부산은행도 지역 브랜드 살리기에 열정을 아끼지 않았다. 부산은행과 부산은행 노동조합은 노사공동기금을 통해 트렉스타의 상품을 구매해 전 직원에게 나눠 줬다. BNK부산은행 강석래 부행장은 “향토기업을 통한 직원 복지 물품 구매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지역 기업과의 상생을 실천하고 지역 경제에 숨을 불어넣자는 의미에서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향토기업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지역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금융기관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훈훈한 상생 노력은 인기 유튜브 콘텐츠인 ‘네고왕’ 출연 기회로 이어졌다. 네고왕 댓글창에는 ‘부모님을 위해 한 켤레씩 주문하자’ ‘트렉스타는 아는 사람은 아는 신발’ 등 응원 릴레이가 이어졌다. 그 결과, 트렉스타는 코로나19 이후 내수 시장 위축으로 쌓여있던 재고 물량 대다수를 판매했다. 권 회장은 “유동성 위기로 인한 사옥 문제, 임금 체불 문제가 시민의 도움으로 해결됐다”며 “지역 시민의 관심으로 다시 힘을 얻은 만큼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트렉스타가 되겠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